14일 경기 성남시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8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결승에서 서봉수 9단이 유창혁 9단에게 233수 만에 흑 2집반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서봉수 9단이 정규기전으로 치른 국내 개인전을 우승하기는 2003년 5월 제3회 돌씨앗배 시니어기전 이후 18년 만이다.
2003년 5월 서봉수 9단이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제3회 돌씨앗배 시니어기전 이후 18년 만이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속기전 답게 초반을 빠르게 두어나간 두 기사의 대국은 상변에서 서봉수 9단의 끼우는 수로 팽팽하던 균형이 깨졌다. 서봉수 9단은 끼운 돌을 버리고 상변 백을 잡는 선택을 했지만 유창혁 9단의 손이 좌변으로 먼저 향하면서 형세는 유창혁 9단의 우세로 급격히 기울었다.
그러나 좌변에서 이번에는 유창혁 9단이 욕심을 부리면서 인공지능 형세 그래프는 다시 서봉수 9단의 우세로 반전되는 등 단판 승부로 펼쳐진 결승전은 시종일관 엎치락뒤치락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이었다.
유창혁(왼쪽) 9단과 서봉수 9단의 결승전 대국 장면. 사진=한국기원 제공
마지막에 웃은 것은 서봉수 9단이었다. 서 9단은 좌하 전투에서 유창혁 9단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고 위 아래 끝내기를 전부 해치우면서 승기를 잡았다.
국후 인터뷰에서 서봉수 9단은 “초반에 망한 바둑이었다. 상변에서 끼운 것이 소탐대실이었다. 유창혁 9단이 쉽게 마무리했으면 역전이 쉽지 않았는데 유 9단이 어렵게 두면서 기회를 잡았고 결국 우승까지 한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통산 30번째 우승을 차지한 서봉수 9단. 사진=한국기원 제공
서봉수 9단은 이번 대주배 우승으로 통산 30번째 타이틀 획득에 성공했다. 결승전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김대욱 TM마린 대표는 서봉수 9단에게 1500만 원의 우승상금을, 유창혁 9단에게 500만 원의 준우승상금을 수여했다.
제8기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은 만 50세 이상(1971년 이전 출생) 남자기사와 만 30세 이상(1991년 이전 출생) 여자기사가 출전해 실력을 겨뤘다. 예선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 본선 제한시간은 각자 15분에 4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졌다.
유경춘 객원기자 inner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