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 가바사와 시온은 최고의 아침 습관으로 ‘산책’을 꼽았다. 이른바 ‘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이 활성화돼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예방에 좋기 때문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이내 15~30분 산책을 하는 것이다. 그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이만큼 효과적인 건강 습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25년 동안 정신과 의사로서 질환이 낫기 쉬운 환자와 낫기 어려운 환자의 특징을 관찰했다. 그 결과, 후자의 경우 늦게까지 잠을 자는 경향이 있었다.” 실제로 “낮 시간대까지 잠을 자는 환자에게 ‘아침 산책’을 권유했다”고 한다. 실천하자마자 증상이 급격히 개선되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또 몇 년 동안 낫지 않았던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같은 질환이 아침 산책을 하면서부터 “굉장히 좋아졌다”는 환자도 있었다.
가바사와 씨는 일반인들에게도 ‘아침 산책’을 적극 권장한다. 업무 능률이 오를 뿐만 아니라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아침에 단 15분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많다”고 했다. 요컨대 아침 산책이 건강에 좋은 과학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일본의 정신과 의사 가바사와 시온은 최고의 아침 습관으로 ‘산책’을 꼽았다. 이른바 ‘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이 활성화돼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예방에 좋기 때문이다.
#햇볕 쬐면 기분 좋아지는 이유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은 의욕과 기분에 관련된 뇌 내 물질이다. 세로토닌이 활성화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의욕이 생기지만,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별다른 이유 없이 우울하며 불행하다고 느낀다. 세로토닌을 활성화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햇볕을 쬐거나 음식물을 씹는 저작 활동, 그리고 리듬 운동을 통해서다. 아침 산책은 이 가운데 햇살 쬐기와 걷기라는 리듬 운동, 두 가지를 포함하므로 세로토닌을 충분히 활성화할 수 있다.
세로토닌은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에도 영향을 끼친다. 세로토닌이 충분히 분비되는 사람은 숙면을 취할 수 있는 것. 가바사와 씨는 “아침 산책을 통해 세로토닌 분비를 제대로 활성화시킴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뇌의 피로도 풀 수 있다”고 전했다. 동시에 “상쾌한 기분이 들어 의욕이 살아나며 집중력도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너진 생체시계를 건강하게 리셋
우리 몸 안에는 생체시계란 것이 있다. 수면, 각성, 체온, 호르몬, 대사 등과 같이 일정한 주기에 따라 반복되는 생활리듬을 조절한다. 그런데 생체시계의 주기는 24시간보다 조금 더 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평균 24시간 10분 전후”라고 한다. 따라서 생체시계를 리셋(재설정)해주지 않으면, 매일 10분씩 잠자는 시간이 늦어지게 된다. 이른바 ‘야행성 인간’으로, 밤에 자고 낮에 활동하는 리듬이 깨져버리는 것이다.
더욱이 생체리듬이 고장 나면 고혈압, 당뇨, 암, 수면장애, 우울증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 생체시계를 24시간에 맞도록 리셋하는 작업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햇볕(2500Lx 이상)을 5분 이상 쬐는 것이 효과적이다. 즉, 아침햇살을 받으며 산책하는 습관은 생체시계를 리셋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 된다.
#면역력을 높이는 비타민D 생성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를 돕고,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영양소다. 실내 생활이 많은 현대인은 비타민D가 결핍될 가능성이 크다. 부족할 경우 골다공증, 우울증, 불면증, 면역력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비타민D를 얻는 가장 쉬운 방법은 햇볕 쬐기다. 15~30분 정도 아침 산책을 하면 하루에 필요한 양의 비타민D가 생성된다. 피부 노화에 영향을 끼치는 자외선이 신경 쓰이는 사람도 있을 터. 그렇기 때문에 햇볕이 강한 낮보다 아침에 산책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아침 산책이 힘든 사람은 일단 베란다나 마당으로 나가 햇볕을 쬐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후 5분 산책, 10분 산책, 15분 산책으로 조금씩 허들을 높여나간다. 한 만큼 효과는 분명히 나타난다.
#바람직한 아침 산책 방법은?
기본은 기상 후 1시간 이내(가급적 오전 10시 이전) 15~30분 산책을 하는 것이다. 선글라스는 쓰지 않고 자외선을 너무 차단하지 않는 것이 포인트. 건강한 사람의 경우 약 15분 정도면 세로토닌이 활성화된다. 반면 ‘정신적 질환이 있는 사람’ ‘멘탈이 약해진 사람’ ‘수면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세로토닌 신경도 약해져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30분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또 일어나서 3시간 이상 지난 후 산책을 하면 생체시계 정상화 효과가 떨어지므로, 기상 후 1시간 이내 15~30분의 산책 시간을 지키는 것이 좋다.
말 그대로 아침 산책이다. 굳이 조깅까지 할 필요는 없다.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빨리 걷기로 경쾌하게 걸어보자. 보통은 생체시계가 리셋되고 나서 15~16시간 후 멜라토닌이 분비돼 졸음을 느낀다. 가령 오전 7시에 생체시계를 리셋하면 22~23시에 졸음이 오는 식이다. 산책 시간이 늦어질수록 생체시계 리셋도 늦어지게 된다. 가급적 오전 10시 이전의 산책을 권하는 까닭이다. 아울러 선글라스 착용을 권하지 않는 이유는 세로토닌 신경이 활성화되려면 어느 정도 밝기의 빛이 망막을 통해 들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 산책+아침 식사=최고의 모닝 루틴
아침 산책이라고 해서 꼭 ‘새벽에 일어나라’는 얘기는 아니다. ‘유독 아침에 컨디션이 안 좋은 사람’ ‘정신적 질환을 앓는 사람’이 일찍 일어나려 애쓰면 오히려 상태가 나빠질 수 있다. 우선은 문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가 없는 시간대에 일어나 그 시간부터 아침 산책을 해도 충분하다. 리드미컬한 걸음을 위해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 것도 추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기분전환에도 도움이 된다.
매일 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주 1~2회라도 상관없다. 서서히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수월해질 것이다. 그래도 아침 산책이 힘든 사람은 일단 베란다나 마당으로 나가 햇볕을 쬐는 것부터 시작하자. 이후 5분 산책, 10분 산책, 15분 산책으로 조금씩 허들을 높여나간다. 한 만큼 효과는 분명히 나타난다.
아침 산책 후 아침 식사를 하면 한층 효과는 커진다. 아침 식사는 꼭꼭 잘 씹어서 먹도록 한다. 뇌의 혈액순환이 개선되는 건 물론, 행복호르몬 세로토닌의 분비도 늘어난다. 가바사와 씨는 “아침 산책과 아침 식사 습관은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 몸을 만들어준다”며 “정신적 질환이 있는 사람, 저녁에 잠이 잘 안 오는 사람, 일의 능률을 올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도입해보라”고 조언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