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일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만났다. 사진=박은숙 기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면서 “당 개혁하겠다며 굳이 긴 시간과 권한을 달라고 했다. 그런데 그 기간과 권한을 다 쓰고 난 다음에 ‘아사리판’, ‘어차피 안 되는 당’ 운운하며 침이나 뱉고 있다”고 날선 비판 포문을 열었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더욱이 며칠 전까지 이 당을 지지해 달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라며 “국민을 속인 것 아닌가. 자가당착도 이런 자가당착이 없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그러나 전혀 놀랍지 않다”면서 “그(김종인 전 위원장)는 좋은 관리자나 개혁가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김종인 전 위원장을 겪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의 일처리 방식은 일방적”이라면서 “개혁이나 관리에 성공할 스타일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이번 4·7 보궐선거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이 오히려 감표 요인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무례한 언행 등 조마조마한 일들이 많았고, 적지 않은 지지자들이 선거 승리가 행여 그를 당 대표로 추대하는 일로 이어질까 두려워 표를 못 찍겠다고 했다”면서 “투표를 바로 앞두고서야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참 다행스런 일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병준 전 위원장은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다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손짓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가 말한 바와 같이 윤 총장은 ‘공정’의 가치를 높이 들고 있다. 그런 그가 30년 전 그때 돈으로 2억 1천만 원의 어마어마한 뇌물을 받은 전과자와 손을 잡겠느냐. 김종인 전 위원장 손을 잡는 순간에 공정의 가치도 정의의 가치도 무너지고 말 것이다.”
김병준 전 위원장은 “아무리 막가는 정치라 해도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 있다”면서 “오늘의 정치에선 이 최소한의 선마저 무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