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집으로’의 김을분 할머니가 노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영화 집으로 장면. 사진=네이버 시리즈
김 할머니의 유가족은 18일 “할머니가 17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하셨다”고 전했다.
김 할머니는 2002년 이정향 감독의 영화 집으로에서 배우 유승호의 외할머니 역으로 출연했다. 당시 할머니의 나이는 77세였고 개봉 당시는 78세였다.
유가족은 “(할머니가 집으로를) 너무 행복한 기억으로 안고 지내다가 가셨다”며 “그때 일을 생각하면 행복해하셨다”고 말했다.
영화 집으로는 도시에 사는 일곱 살 상우(유승호 분)가 외할머니의 시골집에서 머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충북 영동 산골에서 호두 농사를 지으며 살던 김 할머니는 영화를 연출한 이정향 감독이 직접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 경험이 없었던 김 할머니는 이를 거부했으나, 김 감독이 자녀들을 설득했다.
김 할머니는 이 영화로 대종상영화제에서 역대 최고령 신인 여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지만, 영화가 흥행하며 유명세를 견디지 못한 김 할머니는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왔다.
유가족은 “할머니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함께 추모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빈소 방문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인의 빈소는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 2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오전에 엄수된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