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공판을 마치고 여주지원을 나서는 김선교 의원.
[일요신문=양평]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김선교 국회의원(사진, 61, 여주시·양평군)에 대한 7차공판이 열렸다.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부(재판장 조정웅 부장판사)는 김선교 의원과 회계책임자 경씨(여·48)에 대한 7차공판을 19일 오후 2시 101호 법정에서 진행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변호인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김 의원 부인 수행원 지모씨와 캠프 상황실장 이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등 김 의원과 부인의 미신고후원금 인지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지씨가 김 의원 부인 박모씨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캠프에 자주 들렸으며 이 과정에서 박씨가 후원회회계책임자로부터 비공식후원금 기부자 명단을 받았는지 여부 등을 캐물었다. 박씨는 검찰 조사에서 선거기간 중 캠프에서 후원회회계책임자를 만난 사실이 없으며, 따라서 비공식후원금 기부자 명단을 받지 않았으며, 비공식후원금 100만원 역시 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또 선거캠프 상황실장 이씨가 캠프에 상주하면서 비공식후원금을 후원회회계책임자에게 전달했으며,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 후보 부인 수행원 지씨와 상황실장 이씨, “김선교 의원과 부인, 불법후원금 존재 몰라”
# 검사 “4월 3일 김 의원 부인과 수행원, 후원회회계책임자와 휴대폰 같은 기지국”
김 의원 변호인은 김 의원 부인 박씨의 수행원 지씨 증인신문에서 “박씨가 선거기간 중 선거캠프에 들려 후원회회계책임자를 만난 것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지씨는 “박씨가 선거 유세 관계로 거의 방문하지 않았으며, 가끔 가긴 했지만 바로 나왔기 때문에 후원회계책자를 만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변호인은 또 “김 의원 부인 박씨가 2020. 4. 3. 후원회회계책임자로부터 비공식후원금 기부자 명단을 받은 것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지씨는 “오전에 양평5일장을 들린 후 곧바로 서종면으로 이동하는 등 당일에는 선거캠프에 들리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검사는 반대신문에서 “선거기간 중 휴대폰 위치추적에 의하면 증인과 김 의원 부인 박씨는 자주 선거캠프에 들린 것으로 나오며, 특히 4월 3일 박씨와 증인, 후원회회계책임자의 휴대폰 위치가 같은 기지국으로 나온다”면서 지씨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검사는 이어 지씨에게 “다른 날은 잘 기억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유독 4월 3일 일정만 또렷이 기억하느냐”고 물었고, 지씨는 “사건이 터지고 나서 수첩메모를 보고 4월 3일 일어난 일을 기억한 것 뿐”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어진 상황실장 이씨에 대한 신문에서는 변호인 측은 비공식후원금은 김 의원과 전혀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씨는 변호인 측의 질문에 “캠프 상황실장으로서 후원금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돈이 들어오면 그대로 후원회회계책임자에게 전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검사는 반대신문에서 “2020. 4. 5. 양평군청 공무원 출신 김모씨가 비공식후원금 200만원을 증인에게 전달했고, 증인은 후원회회계책임자에게 200만원을 전달한 사실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씨는 “그런 사실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검사는 “김씨가 200만원을 가져 온 사실을 김 의원에게 보고했느냐”고 물었고 이씨는 “보고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검사는 “증인이 보고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김 의원이 당일 저녁에 김씨에게 전화했느냐”고 다그쳤고, 이씨는 “아마 방명록을 보고 전화하지 않았겠느냐”고 답변했다.
검사는 또 “후원금을 낸 사람들이 감사전화가 오지 않는다는 항의전화가 온다면서 후원회회계책임자가 2020년 4월 3일 김 의원 부인에게 미신고 후원금 명단 출력물을 건넸고, 다음날인 4월 4일 증인과 김 의원이 후원회회계책임자에게 미신고후원금 명단을 지우라고 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물었고 이씨는 “제 기억에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변호인 추가신문에서 이씨는 “김 의원이 원칙을 지켜 후원금을 받고, 선거비용 역시 원칙을 지켜 지출하라는 지시를 나에게 직접 지시한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앞선 증인신문에서 변호인 측 증인들은 “김 의원이 후원금 등 선거비용을 원칙에 맞게 집행하라고 수차례 지시했었다”고 진술했었다.
다음 8차공판은 오는 5월 3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 김 의원 측 증인 무더기 신청, 김 의원 특보 이씨 증인신문 무산될 수도
8차공판에서는 2017년 대선 당시 양평연락사무소장을 맡았던 김씨와 양평군의회 전 의장 박씨, 이 사건 피의자 경씨 등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어진다.
5월 17일 진행될 9차공판에서는 검찰 측이 신청한 후원회회계책임자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있을 예정이다.
이후 10차공판에서는 변호인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선거대책본부장 한씨, 선거홍보기획단장 이씨와 검찰측이 쌍방신청했으나 앞선 6차공판에 불출석한 김 의원 특보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
변호인 측은 “김 의원 특보 이씨가 허리디스크로 몸이 아픈 관계로 향후 공판에서의 증인 출석이 미정”이라며, “경찰과 검찰의 이씨 진술조서에 동의했으니 굳이 증인신문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 검찰측이 증인신청을 취하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사는 “이씨가 그동안 줄곧 재판과정에 참석했는데, 증인으로 신청하니까 갑자기 몸이 아프다고 한다.”면서,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 특보 이씨는 후원회회계책임자로부터 미신고 후원금 4,771만원 중 잔액 311만원을 받아 갔지만 다시 돌려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씨는 총선에서 김 의원 캠프의 선거홍보기획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잔액 311만원이 김 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김 의원이 미신고후원금 모금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씨가 김 의원의 특보 지위에 있는 등 이번 사건에 대해 상당한 부분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의원 특보 이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무산될 경우 9차 내지 10차공판을 끝으로 ▲ 김 의원과 회계책임자 경씨에 대한 공판은 마무리 될 예정이며, 이어 ▲ 선거대책본부장 한씨와 선거홍보기획단장 이씨, 후원회 회계책임자 이씨 등 3명에 대한 공판이 계속된다. 이후 ▲총선 당시 당협운영위원장 이씨 등 운영위원 11명과 유세단장 이씨(현 운영위원장), 유세차량 운전기사, 선거연설원 3명, 선거운동원 35명 등 나머지 51명의 공판을 끝으로 1심 공판이 마무리 될 예정이다.
김 의원은 지난 해 4.15 총선 기간 연간 1억5천만 원으로 정해진 후원금 액수를 초과해 총 66회에 걸쳐 4,771만 원을 모금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초과 모금한 후원금 등을 선거비용으로 사용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회계책임자 경씨는 선거비용 관련 회계보고를 제출하면서 3,058만 원 상당의 선거비용 지출내역을 누락하여 허위 회계보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출직 공무원인 김 의원이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 받거나 회계 책임자 경씨가 3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 받으면 당선무효 처리된다.
# 검찰, 증인 위증시 기소 검토
한편, 정당한 사유 없이 증인소환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거나, 과태료처분을 받고도 증인이 나오지 않으면 최대 7일까지 경찰서나 교도소에 감치할 수도 있다.
검찰은 허위 진술을 한 증인에 대해서는 위증죄와 모해위증죄 등으로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모해위증죄는 상대방이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을 갖고 위증을 한 경우로 벌금형이 없고 10년 이하의 징역형만 있다.
김현술 경인본부 기자 ypsd11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