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희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신났네 신났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사진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상희 부의장. 사진=박은숙 기자
김 부의장의 발언은 19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의 대정부질문에서 나왔다. 허 의원은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에게 선거 중립성 문제를 지적했다. 허 의원이 질의를 마치고 퇴장할 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잘했다”며 격려했다.
이때 의장석에 있던 김 부의장은 “아주 신났네, 신났어”라고 말했고, 이 발언은 본회의장에 퍼졌다. 김 부의장은 마이크가 켜진 것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혼잣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박기녕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을 떠올리게 하는 오만방자한 발언이 나왔다”고 비판했다.
박 부대변인은 “누구보다 중립적이어야 할 국회 부의장이 대정부질문에 나선 야당 의원들을 향해 조롱성 발언을 하다니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며 “국민이 직접 선출한 국회의원이 정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신성한 자리에서 모욕적 언사를 내뱉은 것은 그 자체로 국민을 무시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발언에 대해 즉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부의장의 조롱 섞인 막말에 대해 진솔한 사과를 요구한다”며 “우리 원내부대표단은 오늘 오후 1시40분 김 부의장을 항의 방문하겠다”고 예고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비슷한 일로 곤욕을 치룬 바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을 향해 “소설 쓰시네”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추 장관은 이후 “독백이었는데 스피커가 켜져 있어서 나간 것 같다. 상당히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