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는 얼굴이 아니다. 뒷날개에 숨겨져 있는 밝은 분홍색 부분이 포식자로부터 공격을 받을 때 앞으로 말려 나오는 일종의 방어 메커니즘이다. 요컨대 누군가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갑자기 등을 구부려서 커다란 눈과 가로줄 무늬로 이뤄진 이빨처럼 보이는 모양을 드러낸다. 포식자를 놀라게 한 다음 도망갈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다만 앞을 쳐다보고 있는 듯 보이는 이 부분은 사실 머리가 아니다. 머리는 배 안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분홍색 나방 애벌레는 다른 이름으로 ‘큰머리 애벌레’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는 방어 자세를 취할 때 나타나는 커다란 가짜 머리를 의미한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