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러시아산 스푸트니크V를 포함한 다양한 백신의 공개 검증을 청와대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이 지사는 “러시아 백신은 국내에서 위탁 생산이 가능하다. 안정성을 검증하면 가격도 싸고 구하기도 쉽고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는데, 진영대결 때문에 터부시돼 있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 문제를 갖고 진영에 휘둘리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개방적 자세로 백신 검증을 신속하게 자체적으로 진행해서 개방적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그게 (모더나 백신 등 도입에) 지렛대가 될 수 있다”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최선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미 청와대 쪽에 연락해 검토를 요청한 상태다.
이날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경기도는 “백신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스푸트니크 백신을 포함한 백신 공개 검증의 장을 열어 조속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며 “경기도는 정부와 방역당국에 이런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백신 접종 결과를 최대한 파악해 안전성과 면역력 및 구매 가능성을 검증함으로써 선택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방역당국과적극 공조할 예정“이라며 ”국민 안전을 위한 백신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우리 국민이 접종한 뒤 남는 물량은 수출하거나 인도적 지원을 하는 등 후속 방안도 마련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지난 15일에도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백신을 수급해오는 방안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새로운 다른 나라들이 개발, 접종하고 있는 백신을 경기도라도 독자적으로라도 도입해서 접종할 수 있을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백신 이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의 백신 스푸트니크V는 아스트라제네카나 얀센과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만들어진 백신이다. 효능은 97.6%다. 스푸트니크V의 사용을 승인한 국가는 60여 개국이다. 다만 안전성 문턱이 높은 유럽 주요국이나 미국·캐나다 같은 북미 국가에서 사용이 승인된 사례는 아직 없다.
국내에서는 지엘라파와 자회사 한국코러스의 경우 러시아 국부펀드(RDIF)와 계약해 스푸트니크V를 5월부터 국내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는 전량 수출용으로 국내에서 사용되지는 않는다.
일부 전문가들은 스푸트니크V에 대해 “혈전 부작용이 드러난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과 같은 전달체 방식인데다 부작용 여부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스푸트니크 백신에 대해선 ‘란셋‘이라고 하는 상당히 유명한 학술지에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동료평가들이 제시됐다”며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선 상세한 데이터들을 계속 확보하고 외국에서의 허가 사항을 함께 참고하면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