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레스쿠이 주한벨기에 대사의 부인 A 씨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의류 매장에서 신발을 신은 채 흰 바지를 입고 있는 장면이다. 사진=YTN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피터 레스쿠이 주한벨기에 대사의 부인 A 씨는 지난 9일 옷가게에서 직원들의 뺨과 뒤통수 등을 때린 혐의로 입건됐다.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하지 않은 A 씨는 병원 입원을 이유로 경찰 출석 요구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벨기에 대사관 측은 “A 씨가 지난주 뇌경색으로 입원했다”라며 “지금은 말을 할 수 있는 정도로 병세가 호전됐고 회복되는 대로 경찰 조사에 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완전히 회복되는 시점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A 씨는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의류 매장에서 자신의 옷을 들춰보며 구매 여부를 물어보는 직원 등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측이 공개한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 씨가 손가락질을 하는 등 항의하다 직원의 뒤통수를 치고 뺨을 때리는 장면이 담겼다.
직원은 당시 “입고 있는 옷이 매장에서 파는 옷과 비슷하다”며 혹시 결제를 하지 않고 입었는지 물었고 오해였다는 걸 알고 사과했지만 화가 난 A 씨는 가게로 돌아와 직원의 뒤통수를 때리고 자신을 말리는 다른 직원을 밀치며 뺨을 때렸다.
또 1시간 가까이 매장에 머물며 물건을 둘러보던 A 씨가 신발을 신은 채 흰색 바지를 입어보는 장면이 CCTV를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은 가중된 상황이다.
하지만 면책특권 대상인 A 씨의 사건은 ‘기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1971년 발효된 ‘외교관계에 대한 비엔나협약’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파견된 외교사절과 그 가족은 체포나 구금을 당하지 않을 면책특권을 가진다. 레스쿠이에 대사는 2018년 한국에 부임했으며 그의 부인인 A 씨는 중국에서 태어나 중국 명문대를 졸업하고 벨기에의 국제기구에서 근무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외교부는 지난 21일 패트릭 엥글베르트 주한벨기에대사관 공관 차석을 외교부 청사로 불러 사건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 외교부는 A 씨가 적극적으로 경찰 조사에 임할 것을 권고하고, 국민 정서를 고려한 사과나 유감 표현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