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전문점으로 인기를 끌며 체인점을 늘려가고 있는 에그드랍 가맹점주 A 씨 얘기다. 에그드랍은 최근 가맹점을 약 250개까지 늘릴 예정으로 발 빠르게 매장을 확장해가고 있다. 2020년 화제가 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자주 등장해 관심을 받으며 급성장했다. 2017년 오픈한 에그드랍은 3년 만에 규모를 크게 늘렸다. 에그드랍은 미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인 에그슬럿을 벤치마킹했다고 알려졌다.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에그드랍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에그드랍 홈페이지
최근 에그드랍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 갈등이 발생했다. 지난 2월 에그드랍 가맹본부는 로열티 4% 인상안을 내놨다. 로열티가 기존의 3%에서 7%대로 인상된다는 일방적인 통보였다. 월 매출 3000만 원 기준 로열티는 90만 원이지만 새로운 로열티 계약에 따르면 월 210만 원씩을 납부해야 한다. 본사 측은 ‘공격적인 광고를 진행해 매출을 높이려고 하니 광고비 60억 원 가운데 절반인 30억 원을 가맹점주들이 내야 한다’고 했다.
가맹점주들과 본사 측이 맺은 계약서를 보면 ‘광고 및 판촉활동 시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가맹본부와 가맹점포가 (광고비용을) 50:50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에그드랍 본사는 이 조건에 따라 광고비 차원에서 돈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그드랍 측은 “로열티를 무조건 4% 올린다는 게 아니라 광고비로 받던 돈을 없애고 대신 매출의 4%를 받아간다는 것이다. 로열티가 7% 되는 게 아닌 3%는 그대로 유지하고, 매출 4%를 광고비로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점주들은 “3 더하기 4는 7 아니냐”면서 “광고비를 로열티 인상을 통해 받는다는 내용은 통보된 바 없으며 인상될 로열티의 산정기준, 반영기간, 사용목적 등 어떤 것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광고와는 무관한 서체 개발, 웹사이트개선, 물티슈 디자인 같은 항목들도 광고비에 포함시켰다”고 반박했다.
가맹점주 A 씨는 “안 그래도 어렵게 창업해 오픈했는데 소위 ‘오픈발’ 떨어지고 나니 매출 급감으로 밥이 안 넘어가 체중도 10kg 넘게 빠졌다. 알바비 줄 돈도 없어 대출을 받았는데 로열티 인상에 동의하지 않은 것 때문인지 갑자기 매장으로 가맹 계약 해지 관련 내용증명이 날아들었다. 매달 매출의 4%를 더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광고 집행이 대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최소한의 설명이라도 듣고 싶다”고 호소했다. 본사 측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PPL(간접광고) 당시 매출이 급등했던 경험이 있다. 앞으로 PPL에 다시 한 번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본사 측에서 강경 대응으로 나가자 가맹점주 측도 가맹점협의회를 구성해 이에 맞섰다. 가맹점협의회에는 전국 약 180개 매장이 가입했다. 가맹점협의회는 광고비 관련 항목과 내용을 공개하면서 인상 철회를 요구했지만 본사 측은 가맹점협의회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구를 거절했다고 한다.
본사 측은 전체 가맹점포가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가맹점협의회 측은 “250개 가맹점포 가운데 약 20개는 본사 직영 매장이거나 직원이 운영하는 매장이고, 약 20~30개는 신규 점포나 오픈 예정인데도 전체 가맹점이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에그드랍은 큰 화제가 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PPL로 등장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슬기로운 의사생활
갈등은 4월 13일 에그드랍 본사 측이 약 170개 가맹점에 ‘가맹 계약 해지 1차 예고서’를 전달하면서 극대화됐다. 가맹점협의회 소속 한 점주는 “로열티 인상을 반대한 전체 점포에 가맹 계약 해지로 대응하면서 사실상 협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노예계약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로열티 인상을 반대한 거의 전 점포에 ‘가맹 계약 해지 1차 예고서’가 전달됐다”며 분노했다.
에그드랍 측은 “어떤 가맹점이 가맹점협의회에 가입돼 있는지 알 수 없고 파악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로열티 인상에 반대한다고 해당 문서를 보낸 것은 아니다”라면서 “로열티가 연체되거나 운영상 문제가 있는 점포에 전달된 것이다. 최근 광고비 인상이나 본사와의 문제와는 전혀 무관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현재 운영 중인 약 220개 점포 중 170개나 로열티가 연체되거나 운영상 문제가 있었나”라고 묻자 에그드랍 측은 “해지 예고서가 전달된 곳은 모두 문제가 있던 곳”이라고 말했다.
가맹점협의회 측은 “최근 물류비와 샌드위치 가격 인상도 큰 문제다. 샌드위치 하나당 약 700원 정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안 팔리는데 가격을 올리면 매출이 급감할 것이다”라고 걱정했다. 에그드랍 측은 “물류비 인상은 우리와 무관하다. 식자재를 공급하는 곳이 가격을 올려 현재 다른 업체로 교체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가격 인상은 현재 친환경 포장지 등 여러 부대비용이 올라 진행했다. 미리 테스트 차원에서 가격을 올려 소비자 반응을 살펴봤을 때 가격저항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재천 변호사는 “에그드랍 본사의 불공정행위와 관련해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제12조 제1항 위반 소지가 높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해당 규정은 가맹점 사업자가 부당하게 가맹점주들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과중한 위약금 등 부당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법 위반 사실이 인정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는 등 행정제재도 가능하고, 가맹점주들이 민사상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맹점협의회는 이번 본사와의 갈등이 불매 운동으로 번지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또 다른 점주는 “불매로 이어지면 안 그래도 어려운데 우린 죽는다”고 호소했다. 에그드랍 측은 “점주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많다. 앞으로 상생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