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해 각각 ‘주의’와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금감원이 사전통보한 중징계보다 한 단계 감경됐다. 사진=연합뉴스
금감원은 23일 전날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네 번째 라임 펀드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고 검사 결과 조치안을 심의해 조용병 회장과 진옥동 행장의 징계 수위를 주의와 주의적 경고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재심은 신한은행과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징계를 마무리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22일 오전 9시 30분에 심사를 재개했다. 이날 오후 7시께 신한은행에 대한 제재심이 마무리됐고 곧바로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징계안을 부의해 자정을 넘어서까지 징계 수위를 논의했다.
당초 금감원은 조용병 회장과 진옥동 행장에게 주의적 경고와 문책 경고를 사전 통보했다. 라임 펀드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의 불완전판매와 금융사지배구조법의 내부통제 규정을 위반했다는 판단에서다. 현행 규정상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 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5단계다. 이중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 이상을 받으면 3~5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제재심에서는 두 사람의 징계 수위가 주의·주의적 경고로 낮춰졌다. 징계 수위가 감경된 것은 신한은행의 피해 구제 노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지난 22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라임자산운용 크레딧인슈어드(CI) 펀드 판매에 대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의 배상 권고안을 수용했다. 앞서 분조위는 지난 21일 신한은행의 라임 CI펀드 불완전판매 등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대해 55%의 기본배상 비율을 적용해 투자자 2명의 배상 비율을 각각 69%, 75%로 결정했다.
진옥동 행장은 징계가 감경됨에 따라 3연임이나 금융지주 회장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 역시 리더십 공백에 대한 우려를 해소했다. 조용병 회장도 그간 라임 판매와 관련한 제재를 마무리하면서 부담을 덜었다.
신한은행은 ‘영업 일부 정지 3개월’과 ‘과태료’를 처분받았다. 기관경고 이상의 중징계라 일정 기간 신사업 진출이 제한된다. 다만 신한금융지주는 ‘기관주의’와 ‘과태료’ 처분에 그쳤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