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영남씨가 2017년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선고 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박노수)는 23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조 씨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조 씨는 앞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이 그림을 직접 그린 것이 아님에도 직접 그린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해 돈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실오인 위법”이라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조 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구형했다.
조 씨 측 변호인은 “핵심이 되는 사건은 이미 대법원에서 무죄로 나왔다”며 “대법의 판결 취지를 고려해 1심처럼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이어 최후진술에서 조 씨는 “앞으로도 미술 활동을 할 것”이라며 “그렇기에 판단을 잘 해주시면 고맙겠다”고 했다.
그는 “조수는 쓸 수 있는 건데 검찰에서는 조수를 쓰면 안 된다고 한다. 만약 조수를 쓰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면 미술계가 곤란에 빠질 수 있다. 많은 작가들이 조수를 쓴다”고 말했다.
한편 양측이 추가 증거 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재판부는 곧바로 항소심 변론을 종결했습니다. 조영남의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28일 오후 2시 30분에 진행된다.
앞서 A 씨는 2011년 9월 조 씨가 발표한 작품 ‘호밀밭의 파수꾼’을 800만 원에 구매했다. 이후 그림에 대한 대작 논란이 불거지자 2017년 조 씨를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A 씨는 항고했고, 서울고검은 검찰시민위원회의 만장일치 결론에 따라 조 씨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한편 조 씨는 2015년 6월에도 유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 씨는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까지 대작 화가 송 아무개 씨 등에게 주문한 그림에 약간 덧칠을 하고 자신의 서명을 넣은 뒤, 17명에게 그림 21점을 팔아 1억 5350여 만 원을 가로챈 혐의 등을 받았다.
이 사건에서 1심은 조 씨의 유죄를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해당 작품은 조 씨의 고유한 아이디어”라며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은 지난해 6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