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기성용(FC 서울)이 농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다. 사진=연합뉴스
기 씨 부자는 2015∼2016년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 논·밭 등 농지가 포함된 토지 10여 필지를 50~60억 원을 들여 매입했다. 이때 농지 매입 시 제출해야 하는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로 작성한 의혹이 제기됐다. 매입한 토지가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포함됐거나 인접한 것으로 전해져 투기 의혹까지 일었다. 기 씨 부자가 땅을 사들인 이후 당시와 비교해 공시지가는 현재 2배 가까이 올랐고, 호가는 3∼4배 올랐다고 전해진다.
또 땅 일부를 차고지 등으로 임대하면서 농지 일부를 불법적으로 형질 변경한 혐의도 적용됐다. 농사를 짓겠다던 농지 일부는 자취를 감추고 대신 그 자리는 대형 크레인 등 건설 공사에 사용하는 중장비들이 차고지로 사용하고 있다. 이를 확인한 서구청은 기 씨 부자에게 토지를 원상복구 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기성용 아버지인 기영옥 전 단장은 “아들 이름으로 축구센터를 운영하는 게 꿈이었고,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는 “이곳은 인근에 군 공항과 탄약고 부지로 인해 군사 보호지구로 묶여 있어 농막이나 창고 등 농사에 필요한 시설을 제외하면 국방부 허가를 받아야 개발할 수 있는 땅이라 축구센터를 설립하기에 적절한 부지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당시 기성용은 해외리그에서 활동할 때였으며 한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모든 것을 일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성용은 “땅을 사는 것이 문제가 될 것으로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고, 농지가 문제가 되는지조차 몰랐다”며 “농지가 있었고 문제가 된다는 것을 논란이 일고 나서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그는 “돈이 주는 행복보다 더 중요한 가치 있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말 땅이 불법인 것을 알았고 투기 목적으로 매입하려고 했다면 스스로 부끄러울 것이고 제 삶의 목적이 무너지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고 수사에도 진실하게 임하며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키게 돼 정말 죄송하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무지에서 비롯한 명백한 제 잘못”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 측은 “피의자 소환을 통한 진술이 아니라 개인적 입장 표명”이라며 선을 긋고 계획대로 수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