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 비포&애프터. 사진=유키 씨 트위터
이 사진은 ‘50대 남성의 비포&애프터’란 제목으로 현지 매체 ‘소라뉴스’에 소개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원래도 나쁜 인상은 아니었지만, 한층 밝고 친근한 분위기로 탈바꿈했다”는 의견이 많다. 개중에는 “스타일 변화로 이렇게까지 이미지가 달라질 수 있다니 놀랍다”며 감탄을 쏟아냈다.
스타일을 코칭한 것은 미용사 유키(@shibuya0911) 씨. 유키 씨는 도쿄 시부야의 남성 전용 미용실에서 이미지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주로 면접을 앞둔 취업 준비생, 결혼 상대를 찾는 남성, 자존감이 부족한 이들이 의뢰를 많이 해온다. 스타일 변화를 계기로, 자신감을 채우고 미래를 희망차게 시작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다.
세련된 스타일은 분명 기분전환에도 도움이 된다. 멋지게 변한 스스로를 보면 자신감이 붙고, 보다 적극적이 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잘 맞는 스타일, 트렌드를 적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본에서는 특히 몸치장에 서툰 ‘특정 그룹’이 있는데, 바로 ‘오타쿠’라 불리는 마니아들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오타쿠는 만화나 애니메이션, 자동차, 피규어 등 한 분야에 깊게 심취한 사람들을 말한다. 관심 분야에 집중하느라 다른 것에는 도통 신경 쓸 여력이 없다. 헤어나 패션도 예외는 아니다. 워낙 패션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어머니가 사온 옷을 몇 년째 입는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종종 일본 SNS에는 ‘오타쿠의 패션’을 짚는 글들이 올라온다. 특징은 대략 ①뿔테, 도수가 높은 안경을 쓰고 있다 ②커다란 가방을 메고 있다 ③티셔츠는 꼭 바지 속에 넣어서 입는다 ④무슨 까닭인지 남방은 주로 체크무늬를 입는다 ⑤운동화를 신고 있다 등이다. 부정적인 선입견이 강한 탓일까. 오타쿠 패션은 곧잘 ‘이성에게 인기 없는 패션’으로도 통한다.
오타쿠 30대 남성 비포&애프터. 사진=유키 씨 트위터
미용사 유키 씨는 “잠깐만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든 호감을 주는 스타일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최근 ‘오타쿠의 성지’인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만난 30대 남성을 세련되게 변신시켜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35세인 이 남성은 “한번도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없다”는 고백도 털어놨다.
먼저 남성이 안에 받쳐 입은 캐릭터 티셔츠를 흰 셔츠로 갈아 입혔다. 그리고 체크무늬 남방은 청재킷으로 바꿨다. 칙칙한 운동화 대신 로퍼를 신었으며, 구레나룻과 눈썹은 가지런히 정리했다. 덕분에 훨씬 깔끔하고 단정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결정적으로 남성의 밝은 표정에서 스타일 변화에 대한 자신감이 전해지는 듯하다.
유키 씨는 “자신을 바꾸고 싶다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라도 지금 당장 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휴일에 잠깐만 외모에 투자해보라. 헤어스타일을 정돈하고, 눈썹을 가지런하게 다듬고, 분위기 있는 옷을 입는다. 그거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팁을 더하자면 ‘호감도를 높이는 외모 우선도’는 헤어, 눈썹, 옷, 피부, 치아 순이라고 한다. 사람들과 대면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곳이 목 위, 즉 얼굴이기 때문이다. 일단은 헤어, 눈썹부터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예산이 된다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옷을 사면 효과적이다.
덧붙여 유키 씨는 “불필요한 털을 정리하고, 땀냄새와 담배냄새 등 체취를 관리한다. 여기에 짧고 단정한 손톱과 깨끗한 치아, 체형에 잘 맞는 옷 등을 체크한다면 ‘호감남’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