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에 위치한 경찰청. 사진=박정훈 기자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2월 23일 오후 6시쯤 서울 이태원에 위치한 한 마트에서 절도 관련 신고를 받았다. 신고 내용은 한 외국인 손님이 1만 1000원 상당 모자를 외투 주머니에 넣고 달아났다는 것이다.
춣동한 경찰이 현장 CCTV를 분석한 결과, 절도 행각을 벌인 인물은 다름아닌 주한 파키스탄 대사관 직원 A 씨(35)였다. 하지만 이 사건은 별도의 소환 조사 없이 내사 종결됐다.
A 씨의 동료가 대신 비용을 지불하면서 피해회복이 되었으며 범인인 A 씨가 면책특권을 가진 주한 외국공관 직원이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절도 행각을 벌인 인물은 면책특권자로 확인됐고, 또 그 자리에서 바로 피해 회복이 돼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았다”며 “수사를 더 진행해야 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돼 내사종결을 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한 파키스탄 대사관 직원이 이 마트에서 절도 행각을 벌인 것은 올해만 두 번째다. 지난 1월 20일에는 대사관 소속 다른 직원 B 씨가 1900원짜리 초콜릿을 몰래 가져간 사실이 CCTV에 포착돼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B 씨 역시 면책특권대상자다.
한편 지난 9일에는 주한 벨기에 대사의 부인이 이태원의 옷가게 직원을 폭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용산경찰서는 대사 부인을 폭행 혐의로 조사하기 위해 출석 요구서를 보냈지만, 대사 부인은 뇌졸중 치료 후 소환에 응하겠다고 답변한 상태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