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이 정인 양을 사망케 한 양모 장 아무개 씨를 향해 울분을 토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서울경찰청은 26일 정인 양의 양모 장 아무개 씨의 어머니인 A 씨를 아동학대 방조 및 살인 방조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3월 말쯤 고발인 조사를 마쳤으며 피고발인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에 대한 수사는 지난 1월 11일 임현택 전 대한소아청소년과회장이 A 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및 살인 방조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하면서 이뤄졌다. 검찰에 고발이 접수된 후 사건은 서울경찰청으로 이첩됐다.
임현택 전 회장은 고발 당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A 씨는 피해 아동이 양부모에 의해 사망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라면서 “학대 행위를 방조했고 이로써 사실상 살인 행위를 직접·간접적으로 용이하게 했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쯤 A 씨가 육아를 돕기 위해 장 씨의 집에서 머물렀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 2월 17일 열린 장 씨의 2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어린이집 원장은 정인 양이 두 달 만에 어린이집에 등원한 상황을 설명할 때 “장 씨가 가슴 수술을 한 이후라 정인 양의 언니와 정인 양은 유모차에 타 있었고 장 씨와 A 씨가 함께 왔다”고 진술했다. 특히 A 씨가 어린이집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학대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인 양은 지난해 1월 장 씨와 안 아무개 씨 부부에게 입양됐다. 이후 정인 양 얼굴과 온 몸에는 멍과 큰 상처들이 자주 발견됐다. 결국 지난해 5월부터 총 세 차례에 걸쳐 장 씨와 안 씨에 대한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은 구체적인 학대 물증을 찾지 못했다며 정식 사건으로 전환하지 않았고 분리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 정인 양은 지난해 10월 13일 사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따르면 정인 양의 사인은 췌장 절단으로 인한 복강막 출혈이다. 국과수는 췌장 절단 외에도 복수의 장기 손상과 광범위한 출혈이 있었다는 결과를 내놨다. 발생 시기가 다른 골절상 7곳과 다수 피하출혈 흔적도 발견됐다.
검찰은 지난 1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 씨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안 씨에 대해서는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장 씨와 안 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5월 14일 열린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