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스맨, 히트예감, 치프인디는 국내산 최고의 3세마를 가리는 트리플크라운 시리즈 우승 후보로 꼽힌다. 최초 통합 삼관마 파워블레이드.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국산 3세 대상경주는 수말(트리플크라운)과 암말(트리플티아라)로 나뉘어 시행한다. 수말과 암말이 대결하면 대부분 수말이 이긴다. 그래서 암말 전용 대상경주가 따로 만들어졌다.
세 번의 경주를 통해 통합 우승마를 가린다. 트리플크라운은 KRA컵 마일(1600m), 코리안더비(1800m),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2000m)다. 트리플티아라는 루나스테익스(1600m), 코리안오크스(1800m), 경기도지사배(2000m)다.
이번 시간에서는 트리플크라운에 도전하는 후보 중 우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세 마필을 집중분석 해본다.
#위너스맨(국3·수)
위너스맨은 부산 20조 최기홍 마방 소속의 수말로 전력상 가장 앞선 우승후보 영순위다. 데뷔전부터 파죽의 3연승을 달리며 신예 강자로 급부상했고, 이후 네 번의 경주에서도 모두 2위 내 입상에 성공하며 총전적 7전 5승 2위 2회로 복승률 100%를 기록 중이다. 레이팅도 63점으로 서울과 부산 3세마 통틀어 1위다.
지난 1월 15일 렛츠런파크 부경 제7경주에서 위너스맨이 상대마들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사진=한국마사회 동영상 캡처
데뷔전부터 괴력을 발휘하며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000m 12번 게이트의 불리함에도 탁월한 스피드와 근성을 발휘하며 2위마를 무려 15마신의 큰 차이로 따돌리고 압승했다. 두 번째 경주에서도 압도적인 경주력을 발휘하며 9마신 차 대승을 거뒀고, 세 번째 경주에서는 무리한 선두경합을 펼쳤음에도 6마신의 넉넉한 차이로 3연승을 이어갔다.
네 번째 경주 2세마 특별경주에서는 아쉽게 2위에 그쳐 연승행진이 멈췄다. 단승식 배당 1.8배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인 인기를 모았으나, 인기 2위였던 히트예감이 최외곽 8번 게이트의 불리함에도 쾌조의 출발로 편하게 선행을 나서며 그대로 골인해 우승을 차지했다.
1600m로 펼쳐진 다섯 번째 경주에서는 분풀이라도 하듯 2위마를 12마신 차로 따돌리며 대승을 거뒀다. 이후 두 번의 1800m 장거리 경주를 치렀는데, 2위와 1위를 기록하며 장거리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음을 입증했다. 2월 27일 1800m 첫 도전에서는 12번 게이트의 불리함 때문에 우승을 놓쳤다. 1번 게이트의 골든위너와 나란히 선두에 나서며 경합성 경주를 펼쳤는데, 결국 0.75마신의 근소한 차로 패했다. 4월 3일 두 번째 도전에서는 머리 차로 이기며 직전의 아쉬움을 만회했다. 이번에는 선행에 성공했고 막판까지 근성을 발휘하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부마 머스킷맨는 최근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씨수말이다. 자마들 대부분이 좋은 체형과 스피드를 타고난 데다 모래 주로에 특히 강한 장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모마 위너스마린은 현역 시절 1군까지 진출한 뛰어난 능력마였다. 따라서 위너스맨은 520kg대 훌륭한 마체와 혈통을 지녔다는 점, 선추입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장거리에서도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펼쳐질 삼관경주에서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히트예감(국3·수)
히트예감은 부산 26조 방동석 마방 소속의 수말로, 앞서 소개한 ‘위너스맨’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총전적 5전 4승 2위 1회로 역시 복승률 100%를 기록 중이다. 레이팅은 55점으로 위너스맨에게 8점 뒤지고 있으나, 작년 11월 2세마 특별경주에서 위너스맨과 맞붙어 4마신 차로 이긴 바 있어 기본능력상 밀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위너스맨과 마찬가지로 데뷔전부터 파죽의 3연승을 기록하며 신예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데뷔전 1000m에서 뛰어난 스피드로 선행을 나선 후, 결승선에서도 탄력을 이어가며 5마신 차 낙승을 거뒀다. 4개월 만에 출전한 두 번째 경주에서도 발군의 스피드로 쉽게 선행을 나섰고, 막판에는 제어했음에도 역시 5마신 차의 완승을 거뒀다.
세 번째 경주는 앞서 소개한 2세마 특별경주(1400m)였는데, 강력한 우승후보 위너스맨을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외곽 8번 게이트를 배정받아 조건은 불리했지만, 초반 탁월한 스피드를 발휘하며 쉽게 선행에 나선 끝에 4마신 차로 의외의 낙승을 거뒀다. 위너스맨은 안쪽 선입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히트예감이 워낙 편하게 선행을 나섰던 탓에 역전하지 못했다.
네 번째 경주에서는 2위에 그치며 연승이 좌절됐는데, 이유가 있었다. 이번에도 빠른 스피드로 선행작전을 펼쳤는데, 상대 선행마인 ‘한라황후’가 양보 없이 경합을 펼친 것이다. 초반부터 결승선 진입할 때까지 무리한 운영을 했던 것이 결국 패인이 되고 말았다. 다섯 번째 경주에서는 설욕에 성공했다. 이번에는 무리하지 않고 힘을 안배하며 편한 선행을 나섰던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2세마 특별경주에서 위너스맨과 맞붙어 4마신을 이겼음에도 위너스맨을 우승후보 1순위로 뽑은 이유는 질주습성 때문이다. 위너스맨은 선추입이 자유로운 반면, 히트예감은 모든 경주를 선행으로 입상했다. 물론 뒷심을 겸비한 뛰어난 능력마임에는 틀림없지만, 지금까지 경주를 분석해볼 때 전형적인 선행마임을 부인할 수 없다. 삼관 대상경주는 1600m부터 2000m까지 거리가 매우 길다. 그동안의 결과로 볼 때 선행마보다는 선입이나 추입마들이 우승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따라서 히트예감이 우승 가능성을 좀 더 높이려면 선입으로의 전환, 또는 장거리에 대비한 지구력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치프인디(국4·수)
치프인디는 서울 18조 박대흥 마방 소속의 수말로, 최근 두 번의 1800m 경주에서 연거푸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우승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레이팅은 48점으로 위너스맨(63)에게 크게 뒤져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열세가 분명하지만 최근 2연승의 좋은 기운을 타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 만하다.
데뷔전에서는 3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순발력 부족으로 후미에서 레이스를 펼치다가 막판 추입력을 발휘하며 올라왔으나 3.5마신 차로 우승을 놓치며 가능성만 보였다. 두 번째 경주는 루키스테익스 2세마 특별경주였다. 이번에도 3위에 그쳤다.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을 노렸지만, 편하게 선행 나선 ‘흥바라기’를 잡지 못하고 약 2마신 차로 졌다.
세 번째 경주에서는 드디어 첫 승을 기록했다. 내용 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일단 스타트가 매우 좋아졌다. 선입으로 레이스를 시작했고, 중반에는 선두권에 가세하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2위권을 4마신 차로 따돌리고 여유 있는 승리를 거뒀다.
한 달 후에 펼쳐진 제주도지사 특별경주에서는 단승식 4.7배(인기 2위)로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4위에 그치며 실망을 안겼다. 1번 게이트 이점을 살려 문세영 기수가 안쪽 전개로 최선을 다했지만, 막판에 기대했던 탄력을 보이지 못한 채 밋밋한 걸음으로 5마신 차 완패했다.
이후 세 번의 경주에서는 모두 우승하며 뚜렷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1월 1400m 경주에서는 선입 이후 막판 끈기를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 통산 2승째를 신고했다. 3월 1800m 첫 도전에서도 2선에서 선입으로 레이스를 펼친 후 결승선에서 탄력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하며 4마신 차 쾌승을 거뒀다. 4월 경주에서는 최외곽 14번 게이트의 불리함과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막판 막강한 근성으로 역전 우승, 경주를 거듭할수록 더욱 강해지고 있음을 과시했다.
혈통적 기대치도 높다. 부마 테이크차지인디는 지난번에 소개한 대로 2017년 마사회가 40억 원에 국내에 도입했다가 다시 역수출된 뛰어난 씨수말이다. 모마 시티스플래시도 현역 시절 블랙타입에서 2위와 3위를 기록한 능력마였고, 평균 우승거리도 1666m로 암말치고는 상당히 길다. 따라서 치프인디는 거리적성이 길고, 질주 습성이 유리하다는 점에서 삼관 경주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본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