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에 대해 쿠팡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해석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해 3월 6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를 찾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왼쪽)이 김범석 쿠팡 의장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공정위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김범석 창업자는 쿠팡의 총수인가 아닌가”라는 질의에 공정위는 “현재 검토 중에 있다”며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김 의장은 쿠팡 경영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가”라는 질의에는 “김범석은 쿠팡Inc 지분 10.2%를 보유하고 있지만, 1주당 29개의 의결권이 부여된 가중의결권을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76.7%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또 김 의장은 쿠팡Inc의 CEO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 중이며, 국내 회사 쿠팡에서는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답변은 공정위가 김범석 의장의 실질 지배력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은 ‘특정 기업집단의 사업내용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로 규정돼 있어 김 의장의 총수 지정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공정위는 외국 국적자를 대기업 총수 지정에서 제외했던 관행과 관련해 “에쓰오일과 한국지엠 등 외국계 기업집단에 대해 최상단의 국내 회사를 동일인으로 판단한 바 있다”며 “이는 국내에서의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목적, 외국인에 대한 규제 집행의 실효성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규정에 따라 이미 규제를 받고 있다는 이중 제재 논란에 대해서는 “미국 공시와 우리나라의 경제력 집중 억제시책은 규제 목적 등이 상이하므로 이중규제로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