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에 대한 정부 정책에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상자산은 화폐를 대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홍남기 국무총리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지난 4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6회 국회(임시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이종현 기자
홍 부총리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는 암호화폐나 가상화폐가 아닌 가상자산이란 용어를 쓴다”며 “저는 화폐(커런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주요 20개국에서도 처음 암호화폐(크립토커런시)란 용어를 쓰다 이제 가상자산(버추얼 에셋)으로 용어를 통일했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라는 명칭이 화폐를 대체하는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것.
암호화폐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시각에 대해서는 “가상자산을 자본시장육성법상 금융투자자산으로 보기는 어렵다 것이 금융위 의견”이라며 “주식·채권처럼 민간 자금을 생산적으로 모으기 위한 자산으로 보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금융위원회의 시각과 결을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22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상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라며 “가상자산 투자자들을 정보가 보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홍 부총리는 암호화폐 과세방침에 대해 “과세는 별개 문제이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한다”며 “가상자산을 거래하면서 자산, 소득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세 형평상 과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술품 거래 등에서 발생한 이득에 대해 과세를 하는 것처럼 가상자산을 거래하며 생긴 소득에 대해서도 과세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또 암호화폐 투자와 관련 “가상자산은 가격 등락 폭이 너무 크고 심해 리스크가 큰 자산”이라며 “투자자의 판단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