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량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기업)들이 잇달아 해외 상장을 추진하자 한국거래소가 유니콘 상장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1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거래소는 29일 증권사 CEO 간담회를 개최해 ‘K유니콘 상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주요 증권사 11곳의 경영진이 참석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국내 우량기업의 상장을 두고 글로벌 거래소와 경쟁을 하는 상황은 우리 자본시장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며 “제2, 제3의 쿠팡이 미국에 상장하는 도미노현상이 생겨나지 않도록 IPO제도나 절차에 개선이 필요한 부분 등을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지난 3월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주목받은 바 있다.
손 이사장은 이날 마켓컬리와 네이버웹툰, 두나무 등을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이라고 언급하며 “이들을 우리 시장에 붙잡아둬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세 곳 기업은 모두 최근 시장에서 미국 상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거래소는 유니콘 기업이 더 원활하게 우리 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유니콘 기업에 대한 상장유치·마케팅 등 기업지원 기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먼저 창업자의 경영권 유지가 가능하도록 창업자와 2~3대 주주 간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안내한다. 또 패스트트랙을 통한 심사기간 단축 등 상장제도와 심사 프로세스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더 유연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고, 거래소·금융당국 등이 업계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며 “K유니콘 기업이 우리 시장에 상장되도록 금융투자업계도 힘을 모으겠다”고 전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