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 상속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국내 재벌가의 주식 부자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 오랫동안 주식 부호 1위 자리를 지켜온 이건희 회장의 자리는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어받았다. 사진=임준선 기자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3일 ‘국내 60개 그룹 주요 총수 일가 90명의 주식평가액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그룹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대상 기업집단(그룹) 71곳 중 자연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된 60곳이다. 주식 평가액은 주요 총수 일가 90명의 보통주 주식으로 지난 4월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오랫동안 주식 부호 1위 자리를 지켜온 고 이건희 회장의 자리는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어받았다. 이 부회장의 주식 재산은 지난 3월 말 8조 9000억 원대에서 상속을 마친 지난 4월 말 기준 15조 6167억 원으로 한 달 만에 7조 원 이상 늘었다.
2위는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다. 홍 여사의 주식 가치는 11조 4319억 원으로 늘어 단숨에 ‘10조 클럽’에 들었다. 주식 부자 3위와 4위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올랐다.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의 주식 재산은 각각 7조 7800억 원, 7조 2100억 원 수준이다. 이들 삼성 일가 4명의 주식 가치를 모두 더하면 42조 원 이상이다. 국내 시가총액 8위인 현대차(45조 2900억 원) 시총에 맞먹는다.
주식 부자 5위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으로, 김 의장의 주식 재산은 6조 7106억 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6위는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5조 6000억 원), 7위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4조 9600억 원), 8위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 7300억 원)이다. 9위와 10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3조 5825억 원), 구광모 LG그룹 회장(3조 4826억 원)이다.
이번 조사 대상 총수 일가 중 주식 재산 ‘1조 클럽’에는 6명이 들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1조 9000억 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 4700억 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1조 2900억 원), 이재현 CJ 회장(1조 2500억 원), 조현준 효성 회장(1조 2400억 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1조 100억 원)이다.
올해 공정위가 지정한 71개 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아 조사 대상에서 빠진 방시혁 하이브 대표이사의 주식 평가액은 3조 원이다.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의 주식 재산은 2조 2000억 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의 주식 평가액은 2조 1800억 원 수준이다.
공정위가 올해 새롭게 지정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4700억 원,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이 1600억 원,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900억 원 등이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