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오른쪽)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사진=박은숙 기자
김기현 당대표 권한대행은 5월 3일 오후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을 예방한 송영길 신임 당대표에게 “축하드린다”며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쇄신의 동반자가 돼 같이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선의의 경쟁을 하며 상생의 관계를 만들어나가자”고 덕담했다.
김기현 권한대행은 “송 대표는 내가 외통위에서 위원장으로 모셨고, 비서실장이 된 김영호 의원은 민주당 간사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외교적 관계에서 접근했다”며 “앞으로 서로 대화하면서 좋은 국회, 생산적 국회를 만드는데 협조하겠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송영길 대표는 “어려운 경선을 뚫고 원내대표에 당선된 것을 축하드린다”며 “같은 상임위에서 부대끼면서 많이 소통해왔다. 그런 자세로 여야가 코로나 재난 시대에 조그마한 것을 갖고 싸우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대승적으로 협력해서 국민의 근심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송 대표는 “지난번 여야가 이해충돌방지법을 잘 합의해 통과시켰다”며 “개혁 문제를 여야가 같이 풀어나갔으면 한다. 특히 코로나로 국민이 힘든데, 여러 민생대책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협의하자”고 당부했다.
양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송영길 대표가 비공개회의에서 “한 달에 한 번 야당 대표를 만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이 자리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원구성 재협상, 백신·부동산·부동산 여야정협의체 구성,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의 쟁점사안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김기현 권한대행은 지난 4월 30일 원내대표 선출 직후 ‘야당몫 법사위원장’이 오랜 관행으로 확립된 관습법이라며 ‘범법’ ‘폭거’ ‘비상식’이라는 말로 법사위원장을 고수하는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어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건 장물을 계속 갖고 있는 것”이라며 “장물을 돌려주는 것은 권리가 아닌 의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야당 몫의 6개 상임위원장 자리에 대해서는 협상의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도, 법사위원장은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도 “법사위원장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따라서 이들 사안이 향후 여야 정쟁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