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PD수첩’
지난 4월 13일 인천의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된 영아가 심정지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다. 아이에게 발견된 것은 이마에 난 멍 자국과 뇌출혈 증상.
이틀 후 모텔에서 아이와 함께 지내온 20대 친부가 “화가 나서 아이를 던졌다”며 혐의를 인정했고 구속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묵던 숙박업소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단순 아동학대’ 혹은 ‘고의적인 행동’이 아닐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금전적 문제에 시달린 것은 물론 안정된 주거지조차 없이 생후 19개월, 2개월의 두 아이를 데리고 찜질방과 모텔을 오갈 수밖에 없었던 20대 어린 부부. 더구나 2개월 된 아기는 산부인과가 아닌 모텔에서 태어났다.
배보은 대표(청소년부모지원 킹메이커)는 “모텔에서 출산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냐”며 “심각하게 불을 켜야 하는 위기의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아내 김 아무개 씨는 만 19세에 첫째를 임신하여 ‘청소년부모’에 속한다.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가 발표한 ‘2019 청소년부모 생활실태 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약 12%의 청소년부모가 집이나 시설 이외 여관, 모텔, 찜질방 등의 장소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다고 집계됐다.
사건 발생 일주일 전 아내가 사기죄로 긴급 체포된 후 남편 최 아무개 씨는 홀로 두 아이의 육아와 생계를 모두 감당해야 했다. 안타까운 사건의 이면 과연 이 가족은 그간 어떤 환경에서 살아온 것일까. 청소년 시기에 부모가 된 당사자들의 현실을 담는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