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L은 연이은 음주사고로 선수들에 대한 재정위원회를 열어야 했다. 후배들에게 폭행을 가한 기승호는 제명, 음주운전 사고를 낸 김진영은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사진=KBL 제공
최근 KBL에는 음주 사고가 이어졌다. 구단 회식 이후 늦은 시간 폭행 사태가 일어나는가 하면 한 어린 선수는 음주 운전 사고를 냈다가 구단에조차 알리지 않았지만 결국 발각됐다. 사고의 주인공에게는 각각 제명, 출전 정지와 제재금, 사회봉사라는 징계가 내려졌다.
이에 앞서서는 한 구단에서도 술자리를 가져 징계를 받기도 했다. 코로나19 팬더믹 현상이 이어지며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진행되던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한국 농구는 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독특한 관계를 갖고 있다. “과거 스타 플레이어들은 아침까지 술을 마시고도 경기에서 제기량을 펼쳤다”는 이야기들이 전설처럼 내려온다.
국가를 대표해 나선 국제대회 기간 도중에도 술을 마시다 적발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는 1996 애틀란타 올림픽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대회 최하위에 그쳐 여론의 직격탄을 맞았다. 숙소 외에서 술을 마시다 적발돼 외출이 금지됐음에도 숙소에서까지 음주를 했다는 후문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후에도 선수들은 경각심을 갖지 못했다. 15년이 훌쩍 지난 2010년대에도 국가대표선수가 음주운전으로 큰 부상을 입었다. 선수생명까지 위협했던 큰 사고였다.
이후로도 농구계 음주 불감증은 여전했다. 2021년 현재에도 농구인들이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출 때면 술에 관한 에피소드가 빠지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대중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농구스타들 몇몇은 하나같이 음주운전 경력이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과거 술 마시던 이야기’, ‘회식 타령’은 멈출줄 모른다.
프로농구(KBL) 출범(1997년)은 20년이 훌쩍 넘었다. 성인이자 프로에 몸을 담은 선수들에게 ‘금주’를 강제할 수는 없다. 음주 자체는 선수 개인의 자유다. 다만 프로 선수로서 경기와 사회에 악영향을 미쳐선 안된다. 팬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프로농구의 현실 속에서 음주 사고는 인기 저하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어긋난 음주 문화가 한국농구를 멍들게 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술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 농구계 어른들의 솔선수범 역시 절실하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