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사진=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
[제주=일요신문]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김대근)는 1960년대 초 패트릭 제임슨 맥그린치 신부에 의해 국내 최초로 제주에 도입된 건축물인 ‘제주 이시돌목장 테시폰식 주택’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고 6일 밝혔다.
이 주택은 아일랜드 성 골롬반외방선교회 소속 맥그린치 신부가 1960년대 초, 제주도 중산간지역 목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건축 자재가 부족했던 열악한 건축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간이 쉘 구조체 공법의 건축물이다. 현재 제주도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이번 등록 예고된 주택 2개소(한림읍 금악리 77-4번지와 135번지 소재)는 도내 24개소 테시폰식 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돼 역사적 측면에서 가치가 높다.
테시폰은 건축학적으로 물결모양의 아치(arch)가 연속된 형태의 쉘 구조 건축공법이다. 아치 형틀 비계 위에 가마니 등의 섬유 거푸집을 펼쳐 깐 다음 기둥과 철근 없이 시멘트 몰탈만을 덧발라 만든 건축물이다. 이시돌목장을 비롯 제주 중산간지역 개척농가(금악, 선흘, 월평 등)의 분양과정에서 단시간 내 필요한 숙소, 창고, 돈사 등을 건설하기 위해 해당 건축공법이 도입됐다.
또 1960년대 대한주택공사는 국가 재건과 주택난 해소를 위해 테시폰식 건축공법을 그대로 수용, 모방해 보급하는 등 주택사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 주택은 앞으로 30일 간의 예고기간을 통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향후 도시화로 멸실, 훼손돼 가는 가치 있는 근대문화 유산들의 발굴을 통해 국가.도 등록문화재로 등록하는데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홍철 제주본부 기자 ilyo9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