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정세균 전 총리(오른쪽)와 조찬회동을 가진 김두관 의원. 사진=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은 5월 6일 조찬 회동을 가졌다. 이어 김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선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이자는 데 뜻을 같이 했다”며 “대선 경선 과정에서 당의 지지율과 신뢰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자리에서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대선 경선 시점을 더 늦추려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민주당도 대선 경선 시점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상 대선 180일 전까지 후보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2개월 늦은 120일 전까지 뽑으면 된다.
이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상대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이른 시기에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야당의 집중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코로나19 대확산이 언제 또 발생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예정된 일정대로 하면 대선후보 경선을 흥행 속에 치르기는 어렵다는 점도 경선 연기 주장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는 전재수 의원. 사진=이종현 기자
더 나아가 친문계로 분류되는 전재수 의원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연기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의 대선후보는 민주당 당원들의 후보이자 동시에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후보여야 한다”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연기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코로나19와의 전쟁을 1년 이상 치르고 있어 국민들이 힘들어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대선후보 경선을 진행한다면 그것은 민주당만의 리그가 될 것이다.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고,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적어도 국민 3000만 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고 집단면역이 가시권에 들어왔을 때,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해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는 상대가 있는 경쟁이다. 경쟁하는 상대의 상황을 살피고 고려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대선 180일 전 이미 대선후보를 만들어놓고 국민의힘이 진행하는 역동적인 후보경선 과정을 멀뚱멀뚱 쳐다만 봐야 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 의원은 ‘경선 연기 반대론’을 의식한 듯 “특정 후보의 입장, 특정 계파의 시각에서 벌어지는 피곤한 논쟁이 아니라 중단 없는 개혁과 민생을 위한 집권전략 측면에서 경선 연기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들은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세균 전 총리는 김 의원과 조찬 이후 경선룰 변경과 관련해 김 의원의 주장을 경청했을 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낙연 전 대표 역시 이날 경선 연기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원칙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측 관계자는 “당의 공식적 의제로 나온 것이 아니다. 의원들의 개인적 의견으로 보인다”며 “대선은 공당의 가장 큰 행사인데 쉽게 연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