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입구. 사진=연합뉴스
100대 기업 총수 일가의 상속세 납부 대부분은 국세청 최정예 인원이 포진해 있다고 알려진 서울청 조사4국이 담당한다. 국세청 ‘저승사자’로 불리는 조사4국은 법인·개인의 정기·특별 세무조사와 조세범칙조사를 담당하는 부서다. 조사4국은 최근 몇 년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다스, YG엔터테인먼트, 버닝썬 등의 세무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세청 관계자는 “꼭 서울청 조사4국이 담당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조사국 내부적으로 규정이 있겠지만 관련 규정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최근 조사4국은 이건희 회장의 엄청난 재산을 분석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식 가치는 사망일 이전 2개월과 이후 2개월의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비상장 주식은 사망일 전후 6개월 내 거래액이 확인되면 이를 기준으로 평가하고, 그렇지 않으면 순자산가치 등을 따져 가치를 측정한다.
부동산의 경우 토지는 개별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고, 건물은 국세청장 고시 가액, 주택은 법률에 따른 개별주택가격 및 공동주택가격을 기준으로 가치를 측정한다.
해외에 재산이 있으면 외국 기관의 협조를 통해 가치를 평가한다. 이건희 회장은 2014년 하와이 오아후섬 소재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미국에도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소문은 있지만 삼성 측은 이 회장의 구체적인 재산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상속세 검증에는 9개월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재산이 워낙 방대하고, 외국 기관의 협조도 필요한 만큼 검증 기간도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증 과정에서 탈루 정황이 발견되면 조사4국은 특별 세무조사에 나서기도 한다. 일례로 조사4국은 지난 1월 대한항공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이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재계에서는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상속세와 관련한 세무조사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세청 측에서 알려준 내용이 없어 어떤 이유로 세무조사를 했는지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세무조사 이후 대한항공에 제재나 벌칙을 내린 것은 없고, 더 이상 진전된 사항도 없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