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태백에서부터 쉼 없이 달려온 물줄기는 부산의 낙동강 하구에서 바다와 만난다.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갯물 수역이 형성된 낙동강 하구는 숭어, 웅어 등 다양한 어종이 살고 있다.
이곳에서 50년 넘는 세월 어부로 살고 있는 김성문 씨 부부를 만났다. 청도가 고향인 육지 아가씨 박말순 씨는 남편 김성문 씨와 결혼 하자마자 배를 몰며 고기 잡는 일을 배웠다. 그때의 고생은 말로 다 못 한다는 박말순 씨.
이제는 진정한 어부가 되어 매일 낙동강 하구 기수역으로 어업을 나간다. 지금 시기에 나가면 잡힌다는 숭어, 웅어는 물론이고 곳곳의 모래섬 위에 잡히는 낙동강의 명물이다. 까만 재첩까지 낙동강 하구의 봄 손님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재치국 사이소, 재치국 사이소” 아침마다 들려오던 소리는 이제 추억이 되었지만 시원한 재첩국 한 그릇과 재첩 국물에 갖은 채소와 들깻가루 등을 듬뿍 넣어 끓여낸 재첩물찜은 그때의 생생한 기억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기수역의 대표적 생선, 숭어는 머리와 껍질까지 넣어 쫀득한 식감을 자랑하는 숭어미역국으로 끓여내고 웅어는 얇게 썰어 국수와 함께 무쳐낸다. 손에 물 마를 날 없이 살아 온 박말순 씨의 강과 바다가 담긴 인생의 맛을 만난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한반도에 마지막 남은 강 하구 습지 장항습지, 대부도 갯벌 습지의 염생식물 이야기, 남해 기수역 사백어 등을 만나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