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사진=박은숙 기자
5월 6일 국회에서 열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차녀와 사위 일가의 ‘라임 펀드 사태’ 맞춤형 펀드 특혜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1조 6000억 원대 피해를 낳은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김 후보자의 둘째 딸과 사위를 위해 12억 원 상당의 고액 맞춤형 특혜 펀드 ‘테티스11호’를 만들었다고 의혹 제기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 차녀 부부와 손주 2명이 각각 3억 원씩 총 12억 원을 투자한 라임 펀드 ‘테티스11호’의 설정액 367억 원 중 349억 원을 댄 회사는 이종필 전 부사장이 사실상 운영한 A사로 파악됐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테티스11호 펀드는 일반인이 가입한 ‘테티스6호’와 차원이 다르다. 환매주문이 매일 가능하다”며 “펀드에 문제가 생기면 이종필 전 부사장이 바로 알려주고, 언제든 신속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후보자와 상관 없다 치더라도 특혜를 준 것은 분명해 보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부겸 총리 후보자는 ‘특혜’ 지적에 “왜 특혜라는 것인지 짚어 달라”며 “어떤 거래가 있는지는 모른다. 현재는 딸 부부도 피해를 본 상태”라고 항변했다.
또한 김 총리 후보자는 이 의원의 질의 발언시간 초과로 답변 기회를 얻지 못하자 “저도 답변할 시간을 달라. 의혹만 제기하고 저는 가만히 있어야 하느냐”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특혜 의혹에 적극 방어에 나섰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사위와 자녀들은 현재 기준으로 보면 피해자지 않느냐”며 김 총리 후보자에 해명할 기회를 줬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피해를 봐도 특혜라고 하니 피해를 말도 못 하고 있다”고 김 총리 후보자의 해명을 옹호했다.
특히 김부겸 총리 후보자는 김병주 의원 사이에 질의응답이 오가는 가운데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실소를 보이자 “제가 비웃음 받으려고 이러는 것 아니다”라며 “아무리 의원이라도 이게 뭔가”라고 화를 내기도 했다.
또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거듭되는 의혹 제기에 “내일(7일) 직접 사위에게 펀드를 팔았던 대신증권 지점장이 증인으로 나온다고 하니까 거기서 (의혹을) 확인하라”고 덧붙였다.
오는 5월 7일 예정된 인사청문회 둘째 날에는 증인으로 채택된 이종필 전 부사장, 펀드를 판매한 대신증권 지점장, 정구집 라임자산 피해자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등 라임 사태 관계자 4명이 국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김 총리 후보자 차녀 일가의 라인 사태 특혜 의혹은 인사청문회 둘째 날 본격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