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정당 민주주의가 바로 서야 하는데 열성 당원 목소리로 나머지 목소리는 다 묻혀버린다”고 주장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조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권리당원 일동 명의로 초선들을 공격한 성명이 있었다”라며 “그 성명을 보고 제가 ‘왜 이걸 수수방관하나. 당 지도부는 여기에 대해 조치하라’고 한 게 문자(폭탄)에 대한 저의 첫 번째 SNS (게시글)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반성문을 발표하자 일부 강성 당원들은 12일 ‘민주당 권리당원 일동’ 명의의 성명을 올리고 “초선 의원들은 보궐선거 패배 이유를 청와대와 조국 전 장관 탓으로 돌리는 왜곡과 오류로 점철된 쓰레기 성명서를 내며 배은망덕한 행태를 보였다”며 공격했다. 이에 조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 쇄신을 가로막는 폭력적 언행을 수수방관할 건가요’라는 글을 통해 “어렵게 입을 뗀 초선 의원들에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언사로 주눅 들게 하려는 의도로 보이는 성명서에 대해 세세히 평가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한 바 있다.
조 의원은 “초선 의원들이 어렵게 입을 뗐는데 당 지도부가 이걸 보호하지 않으면 누가 용기를 가지고 당의 민주화에 대해, 우리 당의 장래에 대해 이야기 하겠나”라며 “당시 도종환 비대위원장에게 ‘당신 임기 며칠 안 남았는데 이거 며칠 지나고 나면 보호하고 싶어도 못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게 처음이었다”라고 했다.
또 “4월 27일에 어떤 언론의 ‘문파보고서’라는 글을 보다가 거기에 대한 평석을 제가 SNS에 올린 게 있다”며 “한 2주 만에 한 번 올렸다”라고 강조했다. 당시 조 의원은 노컷뉴스의 ‘문파보고서’에 대해 “여러분들(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이 문자행동을 하면 할수록, 여러분들의 강력한 힘에 위축되는 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진다”며 경고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많이 올린 것도 아니다’라는 진행자의 말에 “네”라고 답하며 “그런데 왜 저보고 ‘그만하면 안될까’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조 의원은 “내가 문자폭탄에 집중해서 그런 게 아니다”라며 “내가 이야기하는 것과 당신들이 이야기하는 게 똑같다. 정당 민주주의가 바로 서야 하는데 열성 당원 목소리가 과잉대필 되고 있어서 나머지 목소리는 다 묻혀버리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제 다른 목소리를 수렴한 적 있냐. 중앙위원, 대의원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이 된 적이 있냐”라면서 “방향이 딱 잡혀버리면 그대로 일사불란하게 가버리고, 거기에 반하는 이야기 하면 공격하고, 그거 무서워서 목소리를 낮추고, 그러면 일사불란하게 가고, 하나의 목소리만 남고, 그게 민심하고는 괴리가 됐고, 그게 몇 년 동안 거듭되니 결국은 그게 당의 지지율 하락과 재보선 참패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김남국 의원은 민주당 의원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당내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 문제를 지적해온 조 의원에게 “문자폭탄 이야기 좀 그만하라”며 “일주일 내내 문자폭탄 이야기로 싸우고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너무 답답하다”고 요구한 바 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