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기반 활용 이재명 ‘기본’ 중시
이재명 지사는 아직 대선 캠프를 마련하진 않았다. 공직에 있는 만큼 경기도지사직을 내려놓은 뒤 사무실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치권에선 대하빌딩에 위치한 ‘경기도중앙협력본부’를 사실상 이재명 지사 대선 캠프 전초 기지로 지목한다. 대하빌딩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베이스캠프를 꾸렸던 곳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도 기반으로 점차 세력을 다져가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경기도중앙협력본부는 경기도청 서울사무소다. 이곳이 이 지사 대선 캠프 전초 기지로 꼽히는 이유가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경기도중앙협력본부에서 열리는 공식적인 토론회에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의원 등이 참석하는 방식으로 세를 규합하고 있다”며 “문제 되지 않는 선에서 영리하게 경기도 기반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를 지지하는 의원들의 윤곽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 이 지사는 5월 20일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 모임인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 포럼’(성공포럼) 발족식을 갖는다. 5선의 조정식 의원을 필두로 안민석 의원(5선) 노웅래 의원(4선) 등 중진 의원과 기존 이재명계 핵심 멤버들인 정성호(4선) 김영진(재선) 김병욱(재선) 임종성(재선) 김남국(초선) 이규민(초선) 의원 등이 멤버다.
대선 출마 선언이 공식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재명 지사의 정책 방향이 명확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기존에 강조하던 ‘기본’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기본 소득, 기본 주택 등 이 지사 대표 정책이 앞으로도 기본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 빠른 준비 이낙연, 청년과 복지 앞세워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 캠프는 일찌감치 가동되고 있다. 2020년 6월쯤부터 여의도 대산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곳은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이 ‘미니 당사’를 뒀던 곳인 동시에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가 마련된 장소다. 발 빠르게 움직인 만큼 ‘플랫폼 더숲’이란 이름의 캠프엔 이미 실무진만 50여 명에 달한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6월부터 일찌감치 대선 캠프를 가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당대표를 역임하는 동안 캠프를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직과 개인적인 일을 동시에 한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무급 자원봉사자 신분인 실무진들이 이 전 대표에게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당대표를 내려놓는 날 저녁 캠프에서 이 전 대표께서 참석한 첫 회의가 있었다. 이 전 대표만 바라보고 일하는 실무진이 서운할 만하다”면서도 “그만큼 사익보단 원칙을 강조하는 분”이라고 전했다.
기자 출신 후배인 박광온 의원이 이 전 대표와 오래 합을 맞춰온 만큼 캠프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이 법사위원장을 맡게 되면 역할이 바뀔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선 이 전 대표 비서실장으로 꼽힌다. 이 전 대표는 기자 출신, 총리실, 청와대, 호남을 중심으로 인맥을 다져왔다. 또 당대표를 역임하며 형성한 기반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친문’ 의원을 대거 끌어들여 현 정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동아일보 후배인 윤영찬 의원, 양기대 의원,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 정태호 의원, 동교동계의 5선 설훈 의원, 친문 진영의 홍익표 의원, 최인호 의원, 오영훈 의원 등이 이 전 대표 사람으로 분류된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이개호 의원, 이병훈·양기대 의원, 신경민·이훈 전 의원과 여권 내 ‘경제통’으로 불리는 최운열 전 의원도 이 전 대표를 돕는다.
이 전 대표는 청년과 복지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만들 계획이다. 최근엔 군인 급여를 올리거나 적금 혜택을 높여 전역할 때 3000만 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5월 10일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 심포지엄에서 ‘이낙연표’ 경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5월 8일엔 광주에서, 5월 9일엔 부산에서 ‘신복지2030 포럼’ 발대식을 열고 복지 정책을 밝힌다.
#탄탄한 당내 조직 정세균, 경제통 부각
정세균 전 총리는 여의도 용산빌딩에 캠프를 마련했다. 2007년 대선 경선 직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곳에 캠프 사무실을 차린 바 있다. 아직 리모델링이 끝나지 않아 사무실이 운영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 지사, 이 전 대표와 비교했을 때 한발 늦은 감이 있지만 정 전 총리 측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오랜 정치 경험으로 쌓은 조직력이 기반돼 있다.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탄탄한 당내 조직과 경험, 경제통 이미지를 내세워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산업부 장관, 국회의장, 국무총리 등 경험을 앞세운 정 전 총리의 핵심 그룹은 ‘정세균(SK)계’ 의원들이다. 4선의 김영주 의원이 전체 총괄을 담당하는 동시에 안규백 의원이 실무를 책임질 예정이다. 이원욱·김교흥·김성주·안호영 의원 등도 핵심으로 꼽힌다.
정 전 총리를 지지하는 의원 모임인 ‘광화문포럼’에 소속된 현역 의원은 50~70명 정도로 알려졌다. 당내 탄탄한 조직력을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정 전 총리가 민주당 대표와 국회의장까지 지냈던 만큼 당 내 리더십과 조직 기반이 최대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총리실과 국회의장실에서 호흡을 맞췄던 참모들도 함께 대선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총리 비서실장으로 1년여 호흡을 맞춘 김성수 전 민주당 의원, 정기남 전 정무실장, 권오중 전 민정실장, 조성만 전 공보실장 등이 있다. 이우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정 전 총리 경제 정책과 관련해 주요 자문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정 전 총리 측은 ‘경제통’ 이미지를 부각하는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전 총리는 5월 6일 오후 사실상 대선주자로서 첫 행보에서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관을 찾아 정구용 회장(인지컨트롤스 회장) 등 상장회사 대표들을 만나 기업 현안과 정책적 개선방안을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
정 전 총리 측 관계자는 “아직 정책 방향을 말하기엔 시기상조”라면서도 “코로나로 입은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집단 면역이 된 이후 세상을 그리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 전 총리는 장관, 국회의장, 총리 등 두루 거치며 다른 후보보다 검증된, 준비된 일꾼”이라고 강조했다.
박현광 기자 mua12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