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시사직격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이 담긴 죽음이다. 외롭게 사망한 이들이 살아온 삶을 추적하고 앞으로 이를 막기 위해선 우리 사회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모색해보고자 한다.
경기도 시흥에서 발생한 한 30대 남성의 고독사 현장. 제작진은 특수청소업체 직원을 따라 방문한 집에서 죽음의 흔적들을 마주하였다. 청소 작업이 시작되고 그가 남기고 간 마지막 흔적들은 점점 지워진다.
그리고 부산에서 발견된 여성과 신림에서 발견된 또 다른 남성. 이들은 모두 30대의 청년들이었다. 또 조촐한 물건들과 밥을 해 먹은 흔적이 없는 것이 이들의 공통점이었다. 무엇이 청년들을 고독한 죽음으로 몰아넣었을까.
수소문 끝에 어렵게 지인들과 유족들을 만나 대화를 나눠보기도 했다. 살아있었을 때 이 청년들은 어떤 사람이었으며 어떤 고충을 겪었을까.
시흥 고독사 청년의 유서에는 “고졸에 더군다나 산재 환자인 나로서는 마땅히 갈 데도 없고 삶의 질이 점점 안 좋아진다. 부디 산재법을 강화해주시고 저처럼 사회 약자들을 위한 산재법으로”라고 남겨져있다.
또 부산 고독사 청년 유족은 “그 애가 얼마나 혼자 외로워했을지 혼자 방 안에서 그 공간에서 앉아 있었던 모습이 좀 생각이 나더라고요. 정말 좀 마음이 아팠죠, 그때는”라고 말했다.
2020년 고독사로 하루에 11명이 죽음을 맞이하는 우리 사회는 2019년에 비해 2020년 청년들의 자살 고독사 비율 2배 증가했다. 고독사는 오래전부터 떠오르는 사회적 문제였지만 정작 고독사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 보니 관련된 공식 통계자료도 없었다.
제작진은 지난 2019년, 2020년 발생한 약 10만 건의 전국 경찰 변사사건 조사기록을 단독 입수해 분석했다. 전문가와 함께 고독사로 의심되는 사건들을 1차로 추려낸 다음 이 중 확실한 고독사는 몇 건이나 되는지 일일이 분석하였다.
과연 확실한 고독사는 몇 건이며 외로운 죽음을 맞은 청년은 몇 명으로 밝혀졌을까. 한창 사회에서 일하고 관계를 맺을 나이인 2·30대 청년들. 이들의 죽음을 막을 대안이나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달 1일부터 고독사 예방법이 시행되었고 각 지자체들은 1인 가구의 고독사를 막겠다며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과연 고독사를 막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박사는 “이 위험계층들이 1인 가구로 살면서 겪는 여러 가지 일상생활의 문제점들, 관계망으로부터 소외되는 문제점들, 그리고 자기 준거집단이 부족하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여러 가지 고립감들.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체계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취업 준비 중인 청년과 고시생 청년. 이들은 생계유지와 공부 등의 이유로 다른 사람과의 접촉도 거의 없이 단절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현재 겪고 있는 단절과 고립감은 어떤 원인에서 왔으며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그리고 쓰레기로 가득 찬 고시원의 한 방에서 살고 있는 청년. 그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한 뒤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중이다. 미래가 제일 걱정된다는 그처럼 점점 고립감을 호소하고 불안감을 느끼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극심한 고립감은 결국 우울증으로 연결된다. 이들을 위한 사회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고립감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존감부터 시작해서 존재감을 무너뜨려요.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누군가한테 도움을 요청하거나 손을 내미는 법을 잊어버리게 만든다는 거죠”라고 말했다.
고독사로 내몰리는 청춘들을 위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 것인가를 알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