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대표는 지난 7일 한전공대 설립 부지를 방문해 “영어 하나 배우려고 필리핀, 호주, 미국으로 아이들을 유학 보내고 아내도 보내서 부부가 가족이 떨어져 사니까 혼자 사는 남편이 술 먹다가 혼자 돌아가신 분도 있다”며 “또 여자는 바람 나서 가정이 깨진 곳도 있고, 완전히 기러기 가족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의원 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홍종기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8일 “집권여당의 대표가 남녀 성역할, 육아현실, 교육환경, 주거비 등 이 나라의 가정이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현실인식이 사실상 제로임을 고백한 것”이라며 “권력자의 무지가 알면서 하는 망언보다 무섭다”고 전했다.
홍 부대변인은 이어 “자녀와 배우자를 이역만리 타국에 보내는 근본적인 이유는 송 대표의 인식처럼 단순히 자녀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에 대한 불신, 이념 교육에 몰두하는 경쟁력 없는 학교, 자녀에게 곧 닥칠 취업, 결혼, 육아, 주택 문제 등 구조적인 문제가 정상적인 가족을 생이별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대변인은 “기러기 가족과 출산율 저하의 일차적 책임은 집권여당과 정부에 있다”며 “표만 의식하고 자사고 폐지, 부동산 증세 등 계층 간 갈라치기를 위한 정책을 남발한 결과 우리 사회는 점점 더 정상적으로 자녀를 키우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송영길 대표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을 통해 “국제학교 유치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기러기 가족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본의 아니게 상처를 드리게 된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