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12일 화이자제약의 코로나 19 백신을 생산한다는 보도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2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12일 한 매체는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르면 8월부터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국내에서 위탁생산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화이자의 mRNA(메신저 리보핵산·전령RNA) 백신 특성에 맞춰 제조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1위 의약품 위탁생산(CMO)업체다.
정부는 앞서 한국기업이 해외서 허가받은 코로나19 백신을 8월부터 위탁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 어느 회사일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다. 다만 정부는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발표하겠다고만 밝혔다.
지난 5월 10일 정부는 mRNA 백신의 국내 생산을 위해 국내 제약사와 협의를 하고 있다고도 발표했다. 현재까지 해외서 허가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중 어느 것이 국내서 생산될지 이목이 집중됐다.
mRNA 백신은 초저온 냉동 보관을 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예방효과율이 94% 이상으로 높은 특징을 갖는다. 정부는 줄곧 mRNA 백신의 국내 생산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mRNA 백신의 국내 생산이 실제로 성사되면 백신 수급 상황을 크게 안정화할 수 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화이자와 mRNA 방식의 코로나 19 백신 CMO 계약을 맺었다거나, 송도 3공장에 화이자 백신 생산을 위한 설비를 깔고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엔 부인했지만 추후 계약이 성사될 수도 있고, 모더나 등 다른 기업과 계약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가설에 대한 답변은 어렵다”며 “글로벌 제약사들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지 여부는 업계의 비밀유지(NDA) 규정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계약 임박 단계에 있더라도 관련 내용이 미리 알려지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계약 내용에 대한 비밀유지(NDA)는 극비 사안으로 어떤 경로로든 미리 시장에 알려져 계약이 결렬된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