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부터 ‘대한민국 전자여행허가제(K-ETA, Korea Electronic Travel Authorization)’가 시행될 예정이다. 사진=법무부 제공
#현재 무사증 입국 가능한 21개 국가 국민에 적용
최근 법무부는 5월 3일부터 8월 31일까지 K-ETA를 시범 운영한 뒤 9월 1일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전자여행허가제를 시행하게 되면 출입국자의 약 52%에 달하는 무사증 입국 외국인에 대한 체계적 관리가 가능해져 안전한 국경관리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며 “도착 전에 신속심사 대상과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심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적용 대상은 원칙적으로는 기존에 무비자로 한국 입국이 가능했던 112개 국가의 국민인데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종식되기 전까지는 일단 현재 무사증 입국이 가능한 21개 국가 국민에게만 해당된다.
21개국은 가나다순으로 가이아나, 뉴칼레도니아, 니카라과, 도미니카연방, 멕시코, 모나코, 몰타, 미국, 바베이도스, 바티칸, 베네수엘라, 산마리노,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세인트키츠네비스, 슬로베니아, 아일랜드, 안도라, 알바니아, 영국, 팔라우 등이다. 단, 무사증 입국이 잠정 정지된 91개 국가 국민 중에서도 ‘기업인 등 우선입국 대상자’는 그 대상이 된다.
신청인이 항공기 탑승 전 최소 24시간 전까지 K-ETA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필요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후에 우리 정부가 K-ETA 허가 여부를 빠르게 결정하고 결과를 통보한다. 수수료는 1인당 1만 원선이다. 유효기간은 2년이며 기간 내 반복 사용할 수 있다.
#백신 접종 속도내기엔 자가격리 완화가 ‘당근’
한편 5월 5일부터 해외 출입국시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국내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된 데 이어 조만간 격리 기간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될 거란 전망이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으로 예방접종 상황과 확진자 발생 추이 등에 따라 질병관리청장이 자가격리일을 14일 이내로 단축 적용할 수 있게 된다. 5월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으며 국회 의결을 앞두고 있다.
5월 5일부터 해외 출입국시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국내 자가격리 의무가 면제된 데 이어 조만간 격리 기간도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될 거란 전망이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개정 시행령에는 ‘해당 감염병의 최대잠복기가 끝나는 날까지’인 기존 격리 기간 규정에 ‘다만, 자가‧시설격리 기간이 끝나는 날은 질병관리청장이 예방접종 상황 등을 고려해 최대잠복기 내에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 규정이 신설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일률적으로 정하고 있는 격리 기간을 예방접종 상황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우려를 희망으로 치환시키고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고자 하는 정부의 셈법이라는 관점도 있다. 자가격리 완화라는 ‘당근’으로 백신 접종에 대한 기대를 올리고자 한다는 것이다.
자가격리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접종 완료자들이 해외여행 수요로 직접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여행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요 회복에 대한 여행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여행사들은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조치에 맞춰 해외여행 상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입국 후 2주 자가격리에 대한 부담이 낮아지면 해외여행 심리도 크게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계획대로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에 성공한다면 이때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격리 면제 조치도 가시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일부에서는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더라도 ‘노쇼 백신 접종’을 통해 조기에 접종을 완료하고 해외여행에 나서겠다는 반응도 상당하다고 전해진다. 특히 올 하반기에 결혼을 앞두고 있는 커플들은 노쇼 백신 접종을 통해서라도 접종을 완료하고 가능한 선에서 해외로 허니문을 떠나겠다는 수요도 많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자가격리 면제든 탄력적 운영이든 장기적 관점에서는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가을 이후부터는 백신 접종 완료자를 중심으로 조금씩 해외여행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새 시행령이 적용되어 실제 자가격리가 탄력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먼저 꺾이지 않고 있는 국내 확진자 발생 추이가 꺾여야 한다. 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