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포르자 350 대 야마하 엑스맥스 300
공통점은 두 모델 모두 300cc 급 맥시 스쿠터라는 점이다. 배기량을 언급하는 이유는 면허체계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125cc 이상 모터사이클을 운행하려면 별도의 대형 이륜차 면허인 2종 소형 운전면허를 따야 한다. 시간과 노력을 더 들여야 탈 수 있는 기종이라는 뜻이다. 자동차 운전면허만 있으면 운행할 수 있는 125cc 이하 스쿠터에 비해 문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2021 혼다 포르자 350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나면 보상처럼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우선 배기량이 주는 여유로운 출력이다. 125cc 스쿠터가 제아무리 출력이 좋아졌다고 해도 10마력 초반 수준인 것에 반해, 쿼터급에서는 30마력까지 높아지게 된다. 이런 여유로운 출력은 가속력과 항속에 영향을 미치며 주행 스트레스를 낮추고 여유로운 라이딩 감성을 선사한다.
2021 야마하 엑스맥스 300. 유로5 대응 버전이다
또한 두 기종 모두 맥시 스쿠터를 지향하는 차체 구조로 널찍한 시트와 시트 아래 트렁크 공간을 제공하며 큼직한 윈드 스크린을 기본으로 한다. 트렁크 공간은 헬멧을 보관하기에도 용이하며 물건을 수납하는 데에 이점이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의 장점은 물론 장거리 여행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볼륨감 있는 프런트 디자인과 윈드 스크린은 주행풍을 걸러내는 설정으로 장거리 주행에서 피로도를 낮춰준다.
두 모델 모두 이러한 설정으로 근거리 통근은 물론 장거리 투어까지 일상 영역의 근처에서 라이더의 라이프 스타일을 풍성하게 한다.
그렇다면 두 모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혼다 포르자 350과 야마하 엑스맥스300이 달리고 있다. 사진=김성원 대표 비히클포토그래피
우선 디자인 지향점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두 모델 모두 쿼터급 맥시 스쿠터답게 눈으로 보기에도 제법 덩치가 커 보인다. 일반적으로 도로에서 많이 보이는 125cc 스쿠터 보다는 눈에 띄게 볼륨감이 있다. 포르자 쪽의 디자인이 조금 더 각지고 늘씬하다면 엑스맥스 쪽의 디자인은 조금 더 곡선의 디자인을 살린 느낌이다. 포르자는 앞쪽의 부피감이 크고 뒤쪽이 얇은 반면, 엑스맥스는 얼굴이 작고 엉덩이가 큰 보디라인이다.
혼다 포르자350 프런트 헤드라이트
헤드라이트 유닛이 눈과 코로 잘게 쪼개어진 엑스맥스와 달리 포르자는 하나의 덩어리로 되어있다. 주간 주행등을 연출하는 법도 다른데 면적을 더 넓게 쓰는 혼다 포르자 쪽이 디자인이 좋고 시인성도 높다. 리어 램프 역시 비슷한 연출인데 혼다 포르자는 리어 램프도 일체형이고 디자인도 고급스럽다. 반면 엑스맥스는 얼굴과 마찬가지로 두개로 쪼개어져 있고 램프는 전구를 쓰고 있어 최신형답지 않는 느낌을 준다.
야마하 엑스맥스300 헤드라이트
시트는 두 모델 모두 크고 널찍한 편이나 포르자 쪽이 패턴이 많아 고급스럽게 보인다. 트렁크 공간 역시 두 모델 모두 큼지막하여 풀 페이스 1개 오픈 페이스 1개가 들어갔지만 엑스맥스의 공간이 더 크고 쓸모 있었다. 앞쪽의 글로브 박스 공간 활용에서도 엑스맥스 쪽이 유리했다. 글로브 박스는 엑스맥스는 좌우 2개가 있고, 포르자는 왼쪽에 1개만 있었다. 반면, 엑스 맥스는 시거잭 타입의 파워아웃렛이 있었고 포르자는 C타입 USB가 있어서 전자기기 활용에는 포르자 쪽이 우세했다.
혼다 포르자 350 전동 윈드스크린과 방향지시등 일체형 미러
외형에서 포르자의 압권은 전동 스크린과 미러 디자인이다. 미러는 방향 지시등과 일체형으로 접이식으로 연출되어 고급스러웠다. 버튼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전동 스크린은 상황에 따라 버튼식으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좋았다. 작동감도도 좋고 빠르게 움직였다. 아무래도 라이더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았다.
혼다 포르자350 주행. 사진=김성원 대표 비히클포토그래피
두 모델은 주행 성향이 달랐다. 엑스맥스가 조금 더 토크풀한 반응이라면 포르자가 조금 더 부드럽게 움직였다. 두 모델 모두 수랭 단기통 형식의 엔진을 사용하며 배기량(330cc)과 최대출력(29.4ps@7,500rpm /31.9Nm@5,250rpm)은 포르자 쪽이 우세했다. (엑스맥스는 292cc 28ps@7,250rpm / 29Nm@5,750rpm) 하지만 체감하기에는 엑스맥스 쪽의 토크 리액션이 풍성해 앞으로 내달리는 초반 가속이 호쾌했다. 다만 이 지점에서 유닛 스윙암 특유의 차체 움직임도 크게 느껴졌는데 가감속을 자주 하게 되는 시내 구간에서 빨리 피로해졌다. 포르자는 출력이 조금 더 뒤쪽에 배치된 느낌이다. 더디게 가속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지점까지 엔진 회전을 끌어올려서 폭발력을 내지르는 식이다.
야마하 엑스맥스300 주행컷. 사진=김성원 대표 비히클포토그래피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엑스맥스 쪽의 펀치감이 좋았는데, 막상 시승을 끝마치고 나니 기억에 남는 것은 포르자다. 엑스맥스는 출력과 토크풀한 주행 성능을 중시하는 듯해 달려나가는 준비 태세는 좋았지만, 결국 스쿠터의 쓰임새가 일상에 집중해 있다면, 포르자가 더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포르자는 무게 중심이 잘 잡혀있고 라이딩 포지션도 자연스러워서 선회력이 좋았다. 전반적인 움직임에서 라이더가 원하는 대로 움직인다는 느낌도 좋았다.
포르자 350 구동계와 리어 서스펜션 구조가 보인다
브레이크의 답력과 제동력은 쿼터급 스쿠터의 일반적인 움직임이다. 라이더가 입력하는 만큼의 제동력을 보여주는 타입이다. 두 모델 모두 트랙션 컨트롤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임의대로 해지할 수도 있다. ABS를 기본으로 채택하고, 스마트 키 사양인 점도 동일했다. 서스펜션 형식도 두 모델 모두 유닛 스윙암에 듀얼 쇽을 사용했고 스트로크의 길이는 포르자쪽이 더 길어서 움직임을 풍성하게 잡아준다. 엑스맥스 쪽은 피칭모션과 시간이 짧게 끝났으나 충격이 조금 더 느껴지는 타입이었다.
야마하 엑스맥스300 구동계 모습
가격은 엑스맥스가 645만 원 포르자가 720만 원으로 포르자가 75만 원 비쌌다. 1천만 원 이하 금액대에서 75만 원의 격차가 작지 않기 때문에 제품을 선택하는 판단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차이라고 생각한다.
단점으로 꼽자면 엑스맥스는 초기에 시동 불량 이슈가 있었다. 겨울철 동계 극한기 환경에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 현상으로 문제시된 적 있었다. 엔진의 구조와 엔진오일의 점도에 따른 문제로 배터리 및 엔진 오일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인지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포르자의 경우에는 인기가 높은 탓에 제품을 구입하는 데에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 단점이다. 당장 스쿠터가 필요한 경우라면 그 기다림이 더 길지도 모르겠다.
이민우 모토이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