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경. 사진=임준선 기자
1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제11형사부(윤경아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아무개 씨(58)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박 씨는 수년 전 알고 지내던 A 씨(44)와 B 씨(52)에게 각각 5000만 원과 1830만 원을 빌리고 갚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빚 독촉을 받자 이들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박 씨는 지난해 10월 ‘서 집사라는 사람에게 돈을 빌려 갚겠다’며 두 사람을 자신의 집으로 불렀다.
하지만 서 집사라는 인물은 존재하지 않았고, 박 씨는 거실에서 휴대전화를 들고 ‘이제 와서 돈을 못 갚겠다고 하면 곤란하다’는 거짓 내용으로 통화하는 척 연기했다.
이를 보던 A 씨가 ‘차용증이라도 써달라’고 요구하자 박 씨는 격분해 밖으로 나가려는 A 씨를 가로막았다. 이어 미리 준비해둔 야구방망이와 부엌에 있던 흉기와 공구 등을 이용해 A 씨를 수십 차례 공격했다.
또 박 씨는 112에 신고하기 위해 옥상으로 도망가는 B 씨를 야구방망이를 들고 쫓아가기도 했다. 다행히 의자에 가로막혀 박 씨가 옥상 문을 열지는 못했다.
박 씨의 범행은 사전 계획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이틀 전 ‘출장 칼갈이’를 불러 흉기를 손질하고 야구방망이를 구매했다. 집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의 녹화 기능을 정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이 범행으로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고통과 재산상 피해를 입었고, 지금까지도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