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세트를 배달 주문하면 매장에서 직접 사먹는 것보다 더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3월 8일부터 4월 23일까지 서울시 송파구 일대의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5곳의 매장 5대씩을 조사한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맘스터치를 제외한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KFC 4개 프랜차이즈의 모든 제품이 배달 주문과 매장 구매 가격에 차이가 있었다. 배달로 주문하면 햄버거 세트는 1000~1200원, 햄버거 단품은 700~900원, 사이드 메뉴는 600~700원, 음료는 500~700원 더 비쌌다.
특히 메뉴를 많이 주문할수록 가격 차이가 커져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무료 배달이 가능한 최소금액에 맞춰 주문을 하면 구성에 따라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적게는 1200원에서 많게는 3100원까지 차이가 났다. 소비자원은 “최소주문 금액 이상 주문하면 매장과 동일한 가격의 메뉴가 배달료 없이 무료로 배달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4인 가구를 기준으로 각 업체에서 대표 햄버거 세트 메뉴를 4개씩 주문하는 경우에는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4000~4800원이 더 비쌌다.
문제는 프랜차이즈와 배달 플랫폼들이 이런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4개 프랜차이즈 중 주문·결제 과정에서 “배달하면 더 비싸다”는 사실을 알린 업체는 버거킹과 KFC 뿐이었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주문·결제와 상관없는 공식 홈페이지에만 이 사실을 고지했다고 소비자원은 전했다.
소비자원은 또 3개 배달 플랫폼(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에는 전부 이런 설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배달료를 ‘0원’ ‘무료’로 표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소비자원은 전했다.
소비자원은 “업체들에게 주문·결제 과정에서 이런 중요한 거래조건을 명확하게 알리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