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전경. 사진=임준선 기자
19일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 아무개 씨(22)와 오 아무개 씨(22)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김 아무개 씨(22)는 지난 2월 법원에 상고를 취하하면서 징역 9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됐다.
앞서 이 씨 등은 체육을 전공하는 태권도 유단자로 지난해 1월 1일 오전 3시쯤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클럽에서 20대 A 씨를 집단 폭행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상황을 보면 이 씨가 먼저 클럽에서 A 씨의 여자친구에게 ‘같이 놀자’고 접근하다 시비가 붙었다. 클럽 종업원이 싸움을 말렸으나 이들은 A 씨를 밖으로 데려나가 길에 넘어뜨려 폭행을 이어갔다.
김 씨는 의식을 잃은 A 씨의 머리를 구둣발로 가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고 쓰러진 A 씨에게 어떠한 구호 조치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결국 A 씨는 병원에 옮겨졌으나 뇌출혈로 사망했다.
당초 세 사람은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검찰은 고의성이 있다며 살인죄를 적용해 기소했다. 반면 변호인은 우발적 폭행일 뿐 살해 의도가 없었다며 살인죄를 적용해선 안 된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쓰러져 있는 피해자의 머리를 축구공 차듯 가격했다”며 “피고인들은 모두 전문적으로 태권도를 수련한 이들로 발차기 등 타격의 위험성은 일반인보다 월등히 높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태권도 선수로서 오랜 기간 수련한 김 씨 등은 도망치려는 피해자를 무참히 폭행하고 쓰러져 저항을 못 함에도 강하게 타격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김 씨 등에게 살인의 미필적 살인 혐의를 부인한 이들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은 살인죄의 고의,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징역 9년을 확정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