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음반사들이 한국 가수 곡을 번안해 유튜브에 올리고 원곡인 것처럼 등록해 저작권을 도용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박정훈 기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아이유의 ‘아침 눈물’, 브라운아이즈의 ‘벌써 일년’, 윤하의 ‘기다리다’ 등의 노래를 중국 쪽에서 무단으로 변형해 부른 뒤 원곡으로 등록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하는 최근 SNS에 “‘기다리다’ 원곡 행세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절차를 밟았다면 사용승인을 했을 텐데요. 상상을 초월하는 방법이라 당황스럽지만, 차차 해결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음저협 측은 18일 “정당한 권한이 없는 중국어 번안곡의 음반 제작사가 유튜브에 ‘콘텐츠 아이디’를 먼저 등록해 오히려 K팝 원곡이 피해를 보고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아이디는 저작권 소유자가 자신의 저작물이 사용된 콘텐츠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유튜브의 시스템이다.
한음저협에 따르면 우리 가수들의 노래를 변형해 원곡인 것처럼 등록한 음반사는 중국의 빌리브 뮤직(Believe Music), 이웨이 뮤직(EWway Music), 엔조이 뮤직(Enjoy Music) 등으로 파악됐다.
유튜브의 음악 사용료는 ‘저작인접권료(음반제작사, 실연자)’와 ‘저작권료(작사, 작곡)’ 구분되는데, K팝 원곡 레이블이 그동안 콘텐츠 아이디를 등록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음반사가 이를 가로챈 것이다.
다만 조사 결과 중국 음반사가 받고 있던 것은 원곡의 저작인접권으로 한음저협이 관리하는 저작권료까지는 넘어가지 않았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향후 저작권료가 정상적으로 배분되도록 유튜브 측에 조치를 완료했다. 과거 사용료 또한 소급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 사안이 앞으로도 국내 음악업계에 지속해서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조사를 해 다른 곡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중국어로 잘못 등록된 곡명, 가수명 정보를 정정하는 것은 협회의 요청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저작인접권을 가진 원곡의 음반 제작사 측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