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구혜선과 안재현이 또 다시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2019년 8월 구혜선이 ‘부부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폭로하고 1년여가 흐른 2020년 7월 두 사람은 이혼 절차를 마무리하고 ‘남남’이 됐지만 서로에 얽힌 이슈는 끊이지 않는다. 구혜선은 최근 자신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을 폭로한 유튜버를 고소하는가 하면, 안재현은 방송에 복귀하면서 힘겨웠던 시간을 털어놓기도 했다. 끝내도, 끝나지 않는 스타 커플의 숙명이다.
구혜선은 5월 7일 유튜버 이진호 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 씨는 이달 초 자신의 채널을 통해 구혜선이 안재현과 벌인 이혼 소송 과정에서 작성된 여배우 A의 진술서가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구혜선 인스타그램
#유튜버가 쏘아 올린 공
구혜선은 5월 7일 유튜버 이진호 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 씨는 5월 초 자신의 채널을 통해 구혜선이 안재현과 벌인 이혼 소송 과정에서 작성된 여배우 A의 진술서가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유튜브를 통해 구혜선이 안재현과의 이혼 소송에서 친한 동료인 A로부터 ‘안재현이 또 다른 여배우와 밀접한 모습을 목격했다’는 등 내용이 골자인 진술서를 받았다고 알렸다. 또한 진술서의 진위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혼을 마무리하고 1년여가 지난 시점에 구혜선과 안재현 이혼에 얽힌 이슈가 전혀 상관없는 제3자에 의해 또 터진 것이다.
이에 구혜선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리우를 통해 유튜버 이진호 씨가 A의 진술서가 거짓으로 작성된 것처럼 호도했다고 맞섰다. 리우 측은 “해당 명의인(여배우 A)이 전해준 내용으로 작성됐고 해당 명의인이 그 내용을 확인하고 동의한 진술서”라며 진위를 확인하면서도 해당 진술서를 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친구이자 동료의 이름까지 공개하고 싶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양측의 명예훼손 고소건으로 비화되고 있지만 유튜버가 쏘아 올린 공으로 구혜선과 안재현의 이혼 역시 다시금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유튜버의 폭로와 구혜선의 법적 대응이 벌어진 시기는 안재현이 2년여의 공백을 깨고 방송에 복귀한 시점이기도 했다. 때문에 의구심은 증폭됐다. 하필이면 안재현의 복귀 시점에 1년여가 지난 이혼 논란이 다시 불거진 탓이다.
억측이 증폭되자 구혜선은 법적 대응과 별개로 SNS를 통해 “저는 이미 모든 것을 용서했고 그동안 많은 일들 전부가 그저 저라는 사람이 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 벌어진 일이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안재현이라는 실명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모쪼록 저와 함께 지냈던 그분에게도 시작하는 일들에 대해 격려해주시고 과거의 잘못은 이미 지난 일이니 저는 그렇게 하지 못한 일이지만 여러분들은 품어주시길 간곡히 바라는 마음”이라고 당부했다.
#스타의 이혼…잊기 어려운 이유
구혜선과 안재현은 2015년 2월 KBS 2TV 드라마 ‘블러드’에서 동료 연기자로 인연을 맺고 이듬해 5월 결혼했다. 세 살 차이의 연상연하 커플이던 두 사람은 2017년 예능프로그램 ‘신혼일기’를 통해 일상적인 신혼 생활을 시청자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혼 4년 만인 2019년 8월 ‘안재현이 부부 관계에 권태기를 느낀다’는 구혜선의 폭로와 함께 불화설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공방전 끝에 이듬해 7월 부부 관계를 정리했다.
부부 사이의 일은 당사자만 알 수 있는 문제이지만 구혜선과 안재현처럼 대중을 상대하는 연예인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가정 파탄을 직접 알린 순간부터 이혼 소송의 마침표가 찍힐 때까지 자신들의 내밀한 문제를 직접 언급하면서 관심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의 사생활은 그 자체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도 이들의 이혼은 이슈를 만들었다.
안재현은 최근 예능프로그램 ‘스프링 캠프’를 통해 2년 만에 방송 활동을 재개하면서 이혼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말했다. 안재현은 이혼을 의식하면서 “2년을 쉬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어려웠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사진=tvN ‘스프링 캠프’ 방송 화면 캡처
비단 구혜선 안재현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혼을 하면서도 개인적인 상황이 낱낱이 공개될 수밖에 없는 스타들로서는 자주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배우 송중기는 얼마 전 영화 ‘승리호’를 공개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극 중 역할인 태호를 설명하면서 “영화를 촬영하기 전 태호와 마찬가지로 (저도) 자포자기 상태였다”고 말해 그 배경에 여러 해석이 따랐다. 송중기가 ‘승리호’ 촬영을 시작할 무렵은 실제로 배우 송혜교와 이혼 절차를 마무리한 때였기 때문이다.
이후 송중기는 몇몇 언론 인터뷰에서 ‘자포자기’의 의미를 다시 묻는 질문을 받고 “말 그대로였다. 제 상태가 비슷했다”며 “자세히 말하고 싶지만 개인사이기 때문에 여백의 미를 남겨두고 싶다”고 밝혔다.
이혼에 대한 언급이 ‘통과의례’로 통하는 상황은 안재현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 그는 최근 예능프로그램 ‘스프링 캠프’를 통해 2년 만에 방송 활동을 재개하면서 이혼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말했다.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등과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에 꾸준히 출연해왔던 그는 이혼 과정에서 잠시 하차했다가, 그 번외편 격인 이번 ‘스프링 캠프’에 복귀하면서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 안재현은 이혼을 의식하면서 “2년을 쉬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어려웠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서로에게 생채기를 냈고, 대중에게 각인된 스캔들의 주인공이 됐지만 본업에 충실하려는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하다. 안재현은 ‘스프링 캠프’를 시작으로 연기 활동을 다시 모색하고 있다. 구혜선은 좀 더 활발하다. 2008년부터 영화를 연출하면서 쌓아온 재능을 살려 단편영화 ‘다크 옐로우’의 연출과 주연을 맡는다. 노란 꽃집에서 일하는 여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낯선 남자가 그녀의 비밀스러운 공간에 들어가 벌어지는 이야기다. 구혜선은 “여성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의미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해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