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간사(가운데)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신임 간사(왼쪽)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는 여야가 합의한 99개 민생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시작 전부터 사회권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에게 사회권을 위임했는데, 국민의힘이 이를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국회법 제50조에 따르면 ‘위원장이 사고가 있을 때에는 위원장이 지정하는 간사가 위원장의 직무를 대리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윤 위원장이 국회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사회권 위임 요건인 ‘사고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사위원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윤 원내대표가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인 윤호중 원내대표 후임으로 박광온 의원을 추천했다. 단, 여야 간 원 구성 이견으로 법사위원장 선출 표결 절차에 돌입하지 못했다.
대치 상황이 지속되던 낮 12시쯤, 백 의원이 회의를 열었고, 야당 반발 속에 박주민 민주당 의원을 후임 간사로 선임하는 표결을 강행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박 의원이 와서 협상하는 모양새를 갖춰놓고 단독 표결을 하나”라고 비판했다.
간사로 선출돼 사회권을 넘겨받은 박주민 의원은 오후 2시 회의를 속개하려 했지만, 여야 간 의견차는 좁혀지지 못했다.
김도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오전까지는 (청문회 관련) 증인과 참고인을 단 한명도 받을 수 없다는 게 민주당의 뜻이었는데 오후에 참고인 1~2명을 채택하겠다며 마치 선심 쓰듯이 했다”며 “결국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밀어붙이겠다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법상 위원장이 지정하는 간사가 위원장의 직무를 대리할 수 있다며 국민의힘이 오히려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성명을 내고 “그동안 여러 상임위에서 상임위원장이 지정한 간사가 위원장 직무대리를 수행한 사례가 많다”며 “정쟁을 목적으로 민생 국회를 막는 야당 행태에 깊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