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각각 미국 완성차 업체와 손을 잡으면서 한미간 전기차 배터리 합종연횡이 본격화 됐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LG그룹 본사(왼쪽)와 종로구 SK그룹 본사. 사진=연합뉴스
21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날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셀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Joint Venture, JV)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두회사의 합작법인의 이름은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로, 2025년 전후부터 미국에서 연간 약 6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 등을 생산하기로 했다. 블루오벌에스케이가 생산하게 되는 연산 60GWh는 약 100kwh의 배터리가 필요한 전기 픽업트럭 6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 합작법인은 연산 60GWh의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총 약 6조 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합작사 투자 6조 원, 현재 건설 중인 조지아 1,2 공장 3조 원 등 총 9조 원의 직간접 투자 외에 향후 시장 확대를 감안,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합작법인에서 향후 생산되는 배터리 셀 및 모듈은 포드가 생산하게 될 다수의 순수 전기차 모델에 장착된다. 향후 SK이노와 포드는 합작법인 설립에 필요한 최종 합의를 도출하고 인허가를 획득하는 등 제반 절차를 진행시켜 나갈 계획이다.
포드가 밝힌 포드 자동차의 글로벌 순수 전기차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려면 2030년까지 최소 240GWh의 배터리 셀 용량이 확보돼야 한다. 이는 약 10개 공장의 생산 용량을 합한 규모에 해당한다.
이번 합작사 설립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SK이노베이션과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라 생산을 확대하는 포드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성사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 대응 차원에서 배터리를 전략적 육성 품목으로 꼽고 힘을 실어주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에 합의해 미국 내 사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양사의 합작 공장 설립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7일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과 손잡고 미 테네시주 배터리 공장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이미 설립 중인 35GWh 규모의 미 오하이주 공장과 합쳐 연 100만 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합작법인인 ‘얼티엄 셀즈’를 통해 제2 합작공장에 총 2조 7000억 원을 투자한다. 2024년 상반기까지 35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창출되는 일자리는 1300명이다. 공장 부지는 테네시주 스프링힐 지역으로 연내 착공해 2023년 하반기에 양산할 계획이다. 제1 합작공장과 함께 배터리를 생산하여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공급한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2개의 합작공장에서 2024년까지 총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는 1회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1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GM과의 합작공장 이외에도 2025년까지 5조 원 이상을 단독 투자해 미국에만 독자적으로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가 이뤄지면 LG에너지솔루션의 독자적인 생산능력은 기존 미시간 공장(5GWh)와 함께 총 75GWh로 늘어난다. 이에 GM과의 합작공장 70GWh와 합쳐 미국 내 총 145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순수 전기차 200만 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