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월 2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린 2차 반도체 회의에 참석했다. 한미 정상회담 전날 개최된 회의라, 이후 삼성전자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전 세계 반도체칩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했다. 러몬도 장관은 자동차,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화상회의 형식으로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는 총 두 차례로 나눠 열렸는데, 참석자들의 일정에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이 자리에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자동차 기업, 구글·아마존 등 IT 기업이 참여했다. 자동차와 IT 기업은 반도체 수요 업체로,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 등에 미국 내 반도체 공급을 늘려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상회의에는 최시영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반도체칩 회의는 지난 4월 12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재한 반도체 회의 이후 같은 주제로 다시 열렸다. 첫 번째 ‘반도체 회의’에서도 국내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가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한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데다 상무장관이 삼성전자까지 포함된 반도체칩 품귀 사태 회의를 여는 것은 삼성에 대한 투자 압박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 러몬도 장관은 앞서 한 행사에서 “대만 반도체 기업들에게 차량용 반도체 부족분의 생산을 일부 할당하도록 했다”며 투자를 종용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한미정상회담을 전후해 20조 원(17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르면 올 3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완공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증설하는 공장은 5나노(1나노는 10억 분의 1m)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이 유력하다. 현재 오스틴에선 14나노 공정 기술을 갖춘 시스템 반도체 수탁생산 라인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가 해외에 EUV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