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된 입양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1심 선고공판이 열린 14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 모인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법원에 따르면 장 씨 측은 21일 서울남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장 씨는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10월 13일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기소 됐다.
재판부는 장 씨와 안 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상주)는 주위적 공소사실 살인, 예비적 공소사실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장 씨에게 지난 14일 1심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정서적 학대행위) 등 혐의를 받는 안 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장 씨는 자신의 발로 강하게 피해자 복부를 밟는 등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만행으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부검의는 피해자 사체가 경험한 아동학대 피해자 가운데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손상이 심각했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장 씨 측 변호인은 장 씨가 정인양을 지속해서 폭행하고 학대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망 당일 살인의 고의를 가지고 아이의 배를 밟았다는 사실은 부인해왔다. 자신의 학대 행위가 정인이를 죽게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부검의 소견 등을 토대로 장 씨가 누워있는 피해자의 복부를 발로 밟는 등 강한 둔력을 가했으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을 유지함에 있어 중요한 장기들이 모두 복부에 모여 있는데 그런 복부를 재차 밟으면 장 파열이 발생할 수 있고 즉시 치료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은 일반인이면 누구나 알 수 있다”며 “피고인에게 (살인에 대한) 확정적고의는 아니더라도 미필적고의는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날 장 씨가 항소장을 제출하자 검찰도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한편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양부 안 씨는 지난 18일 항소했다. 양측 모두 항소를 하면서 이번 사건은 서울고법으로 넘어가게 됐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