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청이 검거한 총 26명의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은 대학생 등 20대가 많았으며 주로 현금 수거책 역할이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제주경찰청은 지난 21일까지 총 26명의 보이스피싱 범죄자를 잡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대학생 등 20대가 많았으며 주로 현금 수거책 역할이었다. 피해액은 총 4억 원에 달한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4월 26일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보이스피싱 집중 검거 기간을 운영하는 중이다.
이들은 주로 ‘생활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돈벌이가 어려워지자 고액 아르바이트에 눈길을 돌린 경우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26명 가운데 17명은 계좌이체, 8명은 대면 편취, 1명은 상품권 구매 대행 방식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금액은 총 3억 9937만 원이다.
이들 중 사기 혐의로 구속된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20대 여성 A 씨는 지난 18∼21일 ‘저금리 대환 대출이 가능하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속이는 수법으로 돈을 가로챘다. 그는 총 4차례에 걸쳐 피해자 2명에게서 4500여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 씨가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직 활동을 벌이다 보이스피싱에 연루됐고, 범행을 저지르며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A 씨는 피해자에게서 받은 돈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보내는 대가로 4건에 총 65만 원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 수거책은 처음에는 범죄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요새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수거책을 소모품처럼 쓰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발생 후 피해 복구가 어려운 보이스피싱의 특성을 고려해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17일 금융기관과 간담회를 연 경찰은 ‘고액인출 신고제’를 재차 강조했다. 고액인출 신고제란 은행 창구·현금인출기 등에서 고액을 인출하는 고객을 봤을 때 보이스피싱이 의심스러운 경우에 경찰에 신고해달라는 것이다.
이인상 제주경찰청 차장은 “경찰, 검찰, 금융 등 어떤 기관도 돈을 보관해주겠다고 하지 않는다. 또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등을 통해 특정 앱을 깔라고 유도하는 것도 대부분 보이스피싱 범죄 사례”라고 강조하며 “금융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신고보상금 제도도 활성화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통해 제주를 보이스피싱 청정 지역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김영원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