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동산 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사진=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은 5월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세 부담 경감 및 대출 규제 완화 방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내놓은 대책은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자 주택대출 규제 및 취득세 완화, 실거주 1주택자의 재산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부담 완화, 단기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폐지 등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힘은 실수요자의 주택 마련을 위해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의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우대비율을 기준 10%포인트에서 20%포인트로 늘리고, 대상자도 부부 합산 연 소득 8000만 원 이하(생애 최초 구입자는 9000만 원)에서 1억 원 이하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주택가격 기준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6억 원 이하를 9억 원 이하로 상향(조정대상지역은 5억 원에서 8억 원)해 대상을 늘리자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7월부터 강화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도 40%에서 50%로 완화하자는 방침이다.
이어 실거주 목적의 서민주택 취득세 면제 일몰 기한을 올해 말에서 2024년 말까지 연장하는 안을 담았다. 무주택 청년·신혼부부의 취득세 감면 대상 기준도 현행 7000만 원 이하에서 9000만 원 이하로, 대상 주택 가격은 수도권 4억 원에서 6억 원, 비수도권은 3억 원에서 4억 원으로 각각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실거주 1주택자 보유자의 세 부담 경감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공시가격 인상 상한제를 도입해 공시가격 상한 비율을 직전 연도의 5% 이내로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폭등하는 것을 방지, 조세 부담의 급증을 막겠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 공시가격부터 상한제를 곧바로 적용, 전국적으로 19% 이상 오른 공시가격을 잡겠다고 밝혔다.
재산세 특례 기준도 1주택자 현재 6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려 세 부담을 낮추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합부동산세 감면 기준을 현재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하고,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지난해 수준인 90%로 동결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1주택 고령자·장기보유자의 공제율을 최대 90%까지 상향하는 방안도 내놨다.
이외 실거주 1세대 1주택자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 역시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단기 주택 공급 확대 대책으로 6월 1일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유예하는 안도 제시했다. 양도세 부담으로 인해 증여나 ‘버티기’ 등으로 집을 쥐고 있는 다주택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게 한다는 것이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무주택자와 실거주 1주택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기 위한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빠른 시일 내 당 입장을 정리해 이 정권 아래에서 가중된 내 집 마련의 어려움과 국민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월 임시국회에서 함께 머리를 맞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정책위의장은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바 있지만, 여당은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라며 “정책발표를 통해 민주당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5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한 김진표 부동산특위 위원장(오른쪽)과 송영길 당대표. 사진=박은숙 기자
다만 이 정책위의장은 송영길 민주당 대표 등이 제안한 ‘실수요 무주택자 LTV 90% 완화’ 안에 대해 “국민부채를 지나치게 늘리는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LTV와 DTI를 각각 10%포인트씩 늘려드리면 그것도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편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역시 “지금 국민은 집을 가질 수 없는 고통, 집을 가지고 있어도 고통, 집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잡을 자신이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애꿎은 서민과 무주택 주민만 잡았다”고 비판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