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0선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후보는 지역과 세대, 성별과 지지정당을 막론하고 선두를 달렸다. 지지율은 41.4%다. 말 그대로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이다. 당내 조직력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나경원 후보는 18.5% 응답자 지지를 받았다.
주호영 후보는 6.0% 지지율로 나 후보 뒤를 이었다. 홍문표 후보와 조경태 후보는 각각 3.9%, 3.8% 지지를 얻었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밝힌 응답자는 17.5%,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8.8%였다.
먼저 지역별로 살펴보면 이 후보는 서울(44.3%) 경기·인천(42.5%) 광주·전라(45.2%)에서 4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 지지율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강원·제주였다. 이곳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61.8%로 집계됐다.
이 후보가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한 지역은 대전·세종·충청이다. 이곳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29.6%로 유일하게 30% 미만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충청권에서 이 후보는 오차범위 내 1위를 달렸다. 충청권에서 나 후보는 28.7% 지지를 얻었다.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TK(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이 후보는 38.6%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나 후보는 이 지역에서 15.7% 지지를 받았다. 대구를 지역구로 둔 주호영 후보는 TK에서만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주 후보는 홈그라운드인 대구·경북에서 14.0% 지지율을 얻었지만, 순위는 전체 여론조사 순위와 마찬가지로 3위였다.
PK(부산·경남)에서도 순위는 같았다. PK에서 이 후보는 37.3%, 나 후보는 18.9%, 주 후보는 5.6% 지지율을 각각 기록했다. 홍문표 후보와 조경태 후보는 모든 지역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연령별 지지율을 살펴봤을 때도 흐름은 비슷한 양상이다. 이 후보는 전 연령대에서 1위를 기록했다. 지지율이 10~50대에 걸쳐 40% 이상을 기록했다. 세대별로 지지층이 고루 분포된 모양새다. 60대 이상 응답자 중엔 36.4%가 이 후보가 국민의힘 당대표로 가장 적합하다고 꼽았다.
이 후보를 추격하고 있는 나 후보는 10~40대에서 1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나 후보 지지율은 중·장년층 세대에서 보다 높게 나타났다. 나 후보는 50대에서 21.1%, 60대 이상에서 24.6% 지지율을 보였다. 주 후보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주 후보가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한 세대는 60대 이상이었다. 60대 이상 응답자 가운데 8.6%가 주 후보를 지지했다.
이 후보는 남성과 여성 응답자 모두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남성 응답자 중 49.1%, 여성 응답자 중 33.9%가 이 후보를 골랐다. 나 후보는 여성 응답자 지지율이 17.2%, 남성 응답자 지지율 19.9%로 오히려 남성으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여성 응답자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확실히 고르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여성 응답자 중 24.0%가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밝혔고, 12.3%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지지정당별로 살펴봐도 이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자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기타정당 지지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무당층에서도 40.7% 응답자가 이 후보를 골랐다. 다만 지지하는 정당을 잘 모르겠다고 밝힌 응답자들 사이에선 나 후보 지지율이 선두를 달렸다. 지지정당을 잘 모르는 응답자 중 28.3%가 나 후보를 지지했고, 20.9%가 이 후보를 지지했다.
6월 여론조사에선 ‘이준석 돌풍’을 실감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이 후보가 국회의원 배지를 한 번도 달지 못했던 ‘0선 정치인’임에도 지지세는 돌풍을 넘어 태풍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스윙 보터’라고 불리는 중도층들의 정치 변화 갈망이 이준석 돌풍을 이끌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신 교수는 “중도층은 정치판이 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민주당이 변하길 기대하는 건 어렵다고 판단하는 심리가 있다”면서 “현재 민주당 내엔 주류 세력인 ‘친문’이 굳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국민의힘은 그나마 변화의 기대를 품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면서 “당내 주류세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신 교수는 “변화를 하는 데 있어선 기존 정치 문법에 충실한 사람보다는 왠지 모르게 0선이고 참신한 사람이 좋아 보인다. 현재 정치권 태풍의 핵으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모두 0선”이라면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앞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까지 아우르면 ‘0선 전성시대’가 도래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고 짚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6월 11일로 예정돼 있다. 당대표 선거 본선은 국민 여론조사 30%, 당원조사 70% 방식으로 진행된다. 예비경선은 국민 여론조사 50%, 당원조사 50% 비중으로 진행된 바 있다. 본선거에선 국민 여론조사 비중이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대해 신 교수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선 당심이 민심을 따라가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어떻게 조사했나
조사대상 :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표본크기 : 1003명 (유선 50명, 무선 953명)
표본오차 : ±3.1%포인트(95% 신뢰수준)
표집방법 : 2021년 4월 말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라 성별, 연령별, 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림가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
조사방법 : 유선 5% 및 무선 95%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
응답률 : 3.0%
조사기간 : 2021년 5월 30일 ~ 2021년 6월 1일(3일간)
조사기관 : (주)조원씨앤아이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