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은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사흘간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95% 신뢰수준, ±3.1%포인트)를 실시했다.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1위를 유지했다. 2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4월 18.5%p까지 차이 나던 지지율 격차를 2.3%p로 줄이며 맹추격 중이다(자세한 사항은 조원씨앤아이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5월 기록했던 지지율 11.5%보다 0.2%p 하락한 11.3%에서 보합세를 보였다. ‘빅3’로 불리는 대권 주자 3인을 뒤따르는 대권 주자들은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 가운데 6월 여론조사에선 눈에 띄는 이름이 순위표에 진입했다. 바로 최재형 감사원장이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3.9% 지지율을 얻으며 대선 주자 선호도 차트에 5위로 데뷔했다. 5.8%로 대선 후보 선호도 4위를 기록 중인 홍준표 무소속 의원 다음으로 높은 지지율이다. 현직에 있는 최재형 원장은 정치 입문이나 대권 출마 선언 등 별다른 이슈가 없음에도 꾸준히 순위표에 이름을 올렸던 유력 정치인들을 위협하는 지지율을 보였다.
최재형 원장 다음으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6%,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3.0%,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6%,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1% 지지율을 보였다. 여기까지가 대선 후보 선호도 ‘톱10’이다.
10위권 밖에선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가 1.8%,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1.7%,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1.3% 지지율을 보였다. 나머지 후보들은 1% 미만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0.9%, 양승조 충남도지사 0.8%,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0.5%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여·야를 막론하고 대선 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순위표가 다양한 이름으로 채워지고 있는 양상이다. 지지후보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8%였고,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3%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윤석열 전 총장은 서울(30.9%)과 대구·경북(41.1%), 부산·울산·경남(29.5%), 강원·제주(38.0%) 등 지역에서 오차범위 밖 1위를 기록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경기·인천(29.9%), 광주·전라(40.5%)에서 1위를 달렸다. 역시 오차범위 밖이다.
가장 치열한 접전은 대전·세종·충청을 아우르는 충청권에서 펼쳐졌다. 충청권 1위는 이재명 지사로 지지율은 31.7%였다. ‘충청 대망론’ 중심인물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총장은 응답자 30.8%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충청권에서 이 지사와 윤 전 총장 지지율 격차는 0.9%p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40대와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판세가 연출되고 있다. 먼저 40대에선 이 지사가 42.5% 지지율로 20.6% 지지를 받은 윤 전 총장을 앞서 있다. 60대 이상에선 정반대다. 윤 전 총장은 35.8% 지지율로 16.2%를 기록 중인 이 지사를 제쳤다.
10~20대 사이 지지율은 ‘빅3’의 대혼전 양상이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8%, 윤 전 총장이 21.2%, 이 지사가 17.4% 순으로 촘촘히 늘어서 있다. 30대에선 윤 전 총장이 29.4%, 이 지사가 29.1%로 0.3%p 차이로 양강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이 전 대표는 12.5% 지지를 얻었다. 50대에서도 윤 전 총장과 이 지사 지지율 격차는 0.3%p에 불과했다. 윤 전 총장은 50대 응답자 중 32.0%, 이 지사는 31.7% 지지율을 얻었다. 이 전 대표는 7.7%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지정당 별 대선 후보 선호도를 살펴보면 국민의힘(53.4%), 국민의당(43.1%), 기타정당(16.0%)에서 윤석열 전 총장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이재명 지사는 더불어민주당(52.4%), 정의당(33.6%), 열린민주당(59.3%) 지지자들로부터 가장 높은 응답률을 이끌어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선 32.1%가 윤 전 총장을 선택했다. 이 지사는 무당층에서 26.7% 지지를 받았다. 무당층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한 건 윤 전 총장과 이 지사뿐이다.
6월 여론조사 순위표에서 첫 등장한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역별로 대구·경북(7.6%)서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대구·경북에서 최 원장 지지율은 윤 전 총장과 이 지사에 이어 3위였다. 세대별로는 60대 이상에서 최 원장 지지율이 7.4%로 가장 높았고, 순위는 4위였다.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두 배 이상 앞선 지지율을 보였다. 이 지사는 응답자 33.1%의 선택을 받았고, 이 전 대표를 고른 응답자 비율은 15.4%였다.
그 뒤론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5.2%), 정세균 전 국무총리(5.1%), 박용진 의원(4.4%), 김두관 의원(2.1%), 이광재 의원(1.8%), 양승조 충남도지사(1.3%) 순으로 순위표에 이름이 나열됐다. 기타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비율은 8.9%였다.
범야권 대선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4.7% 지지율을 기록하며 1강 체제를 공고화했다. 2위는 10.5% 응답자의 선택을 받은 홍준표 의원이, 3위는 7.7% 지지를 얻은 유승민 전 의원이 차지했다.
다음으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6.5%), 최재형 감사원장(4.6%), 나경원 전 의원(4.6%), 원희룡 제주도지사(3.1%),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2.5%) 순으로 범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 순위표가 채워졌다. 기타 후보를 지지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5.4%였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을 가진 지지층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다음으로 최재형 감사원장을 지지하는 여론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윤 전 총장을 비롯한 야권 주자들을 지지하는 큰 군집은 국정운영 부정층”이라면서 “부동산에 대한 민심이반, 인사 문제, 조국 사태, 정책 실패에 대한 불만, 이미지에 대한 불만 등 여러 요소가 혼재돼 있는 부정층의 심벌이 누구냐에 따라 그때마다 부각되는 인물이 달라진다”고 했다. 김 대표는 “최근 월성 1호기 원전 조기폐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들어가는 시의적 사안으로 최 원장이 부각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여권 내에서 대선 출마 선언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그 가운데 구도를 바꿀 만한 후보가 부상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김 대표는 “현재로서는 1강·1중·다약 구도가 공고화되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예상을 할 수 있다”면서 “변수는 이 지사의 행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당내에서 이 지사가 비판이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이슈들에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범여 대권 구도가 공고화될 수도, 바뀔 수도 있다”면서 “이 지사에게 어떤 변수가 발생한다면, 범여 대권 구도가 적게는 2강에서 많게는 3강 체제로까지 재편될 여지는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점쳤다.
어떻게 조사했나
조사대상 :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표본크기 : 1003명 (유선 50명, 무선 953명)
표본오차 : ±3.1%포인트(95% 신뢰수준)
표집방법 : 2021년 4월 말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라 성별, 연령별, 지역별 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림가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
조사방법 : 유선 5% 및 무선 95% RDD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
응답률 : 3.0%
조사기간 : 2021년 5월 30일 ~ 2021년 6월 1일(3일간)
조사기관 : (주)조원씨앤아이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