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 스토리’ 막장 그 이상…SBS와 초록뱀미디어 나란히 흑자 성공
‘펜트하우스’ 시즌3 역시 시청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첫 회부터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을 받고 잔혹한 복수극의 마지막을 예고했다. 제작진은 이야기에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기존 주 2회 방송하던 편성을 변경해 시즌3부터 주 1회 방송한다. 총 12부작이다.
시리즈가 거듭되고 있지만 주연 배우들은 물론 조연들까지 출연진의 이탈이 없는 것도 ‘펜트하우스’의 경쟁력을 높이는 대목이다. 배우 김소연과 유진, 이지아는 물론 원기준, 신은경, 봉태규, 윤종훈 등 20여 명의 주요 캐릭터가 이번에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시청자의 충성도만큼이나 출연 배우들이 작품에 갖는 충성도 역시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다. ‘펜트하우스’ 시리즈여서 가능한 일들이다.
#‘악인들의 욕망에 의한 결말’ 예고
가진 자들의 일그러진 욕망과 추악한 민낯을 노골적으로 들추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펜트하우스’는 ‘집값 1번지’, ‘교육 1번지’로 통하는 강남 펜트하우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서스펜스 복수극이다. ‘국민 관심사’로 꼽히는 부동산과 교육을 접목한 소재를 통해 최근 몇 년간 침체 일로인 지상파TV 드라마 시청률에서 연이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시즌1의 최고 시청률은 28.8%(닐슨코리아 집계)까지 치솟아 2020년 미니시리즈 드라마로는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2월 방송한 시즌2는 더 높은 시청률(29.2%)을 달성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각각의 인물이 얽히고설킨 서사가 견고해진 데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속도감 있는 전개가 시청자를 사로잡은 덕분이다.
‘펜트하우스’ 제작진은 그동안 복잡하게 얽힌 각종 의문을 시즌3에서 하나씩 풀어낸다. 제작 관계자는 “비극 속에서 복수의 판을 새롭게 짠다”며 “끝없이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는 악인, 이제 더는 물러설 곳 없는 인물들의 면면과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이 나온다”고 예고했다. 이어 “시즌을 거듭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의문들이 풀리고 악인들의 욕망으로 인한 결말이 담긴다”고도 밝혔다.
과연 시즌3가 시리즈의 성공 바통을 이어받을지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방송가에서는 ‘펜트하우스’가 수립한 각종 성과에 주목한다. 코로나19 여파로 방송가 광고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효자 노릇까지 톡톡히 하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방송사인 SBS와 제작사 초록뱀미디어가 올해 1분기 나란히 흑자를 기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SBS가 5월 14일 공시한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 늘어난 1827억 원, 영업이익 331억 원, 당기순이익 227억 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흑자 기록은 2011년 이후 10년 만의 성과다. ‘펜트하우스’ 성공에 따른 콘텐츠 경쟁력 확보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초록뱀미디어 역시 올해 1분기의 영업이익(21억 원)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에 따른 한한령으로 한국 콘텐츠의 중국 수출이 가로막힌 2017년 이후 1분기 최고 실적이다.
#이탈 없는 출연진 ‘성공 밑바탕’
‘펜트하우스3’는 극의 주축인 김소연, 유진, 이지아를 포함한 배우들의 적극적인 동참에 힘입어 시즌1 이후 불과 9개월 동안 무려 3편의 시리즈를 몰아칠 수 있었다. 최근 시리즈로 제작하는 드라마 기획이 늘고 있지만, 주연 배우들의 지속적인 출연 여부에 따라 제작 자체가 판가름 나는 현실을 고려하면 남다른 풍경이다.
제작진은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기획할 때부터 시리즈 제작을 염두에 두고 배우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 기획단계에서 시리즈 제작의 필수 관문을 해결한 셈이다. 이후 2020년 초 촬영에 돌입하면서 시즌1, 2를 동시 진행해 제작에 속도를 냈다. 자녀 입시에 몰두하는 상류층 부모의 이야기가 최근 안방극장에서 시청률을 보장하는 일종의 히든카드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처음부터 ‘장기전’을 구상한 제작진의 전략 역시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
이번 시즌3에서도 드라마의 기조는 유지된다. 자식을 지키려고 ‘악녀’가 될 수밖에 없는 여성들의 속고 속이는 두뇌 싸움, 처절한 복수가 점차 ‘연대’로 확장되는 이야기 등이 눈여겨봐야 하는 대목이다.
‘펜트하우스’가 방송가에서 평가절하 됐던 ‘막장’을 하나의 장르로 다시 구축한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극본을 쓰는 김순옥 작가는 ‘아내의 유혹’을 시작으로 ‘왔다! 장보리’, ‘황후의 품격’ 등 집필하는 작품마다 크게 인기를 끌었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인 소재와 묘사로 ‘막장 작가’라는 오명도 얻었다. 하지만 이번 ‘펜트하우스’ 시리즈에서는 자녀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는 엄마들의 본성을 파고들고, 여성들의 처절한 삶을 다이내믹하게 묘사해 공감을 얻으면서 ‘막장’이란 비판을 뛰어넘었다.
여기에 현실 속 핫이슈인 부동산 문제까지 버무려 몰입감을 높인 점도 성공 요인이다. 물론 불륜, 납치, 방화 등 범죄와 부패로 뒤섞인 소재의 등장으로 비판받지만, 오히려 이런 비난이 입소문을 부추기는 ‘노이즈 마케팅’으로 적절히 활용돼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를 불러 모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해리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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